대구 중견 건설사 '외상 공사비' 2천억원…재무 건전성 우려

입력 2025-01-19 18:30:00

우려할 수준 아니라는 반론도 상당

대구 상공에서 바라본 시가지 아파트 모습. 매일신문DB
대구 상공에서 바라본 시가지 아파트 모습. 매일신문DB

최근 시공능력평가 상위권의 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대구 중견 건설사들의 외상 공사비도 2천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분양 증가와 공사비 상승으로 제때 이를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대구 소재 상장 건설사 3곳의 미청구 공사비는 1천847억원으로 나타났다. 미청구 공사비란 건설사가 발주처로부터 청구하지 못한 공사 금액을 말한다. 통상 시공사는 공사비를 먼저 투입하고 추후 분양 수입으로 이를 충당하기 때문에 업황이 좋을 때는 미래 수익으로 여겨지지만 경기가 어려워지면 회수가 어려운 악성 채권으로 돌변한다.

미청구 공사비가 쌓인 이유는 미분양 물량과 공사비 증가가 대표적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하는 건설공사비 지수는 2020년 100에서 2023년 127.90으로 3년간 27.9% 뛰었다. 최근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58위의 중견 건설사인 신동아건설이 위기에 빠진 이유도 미수금 증가에 따른 유동성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대구 소재 상장사 가운데 하나인 A사의 미청구 공사비는 2023년 12월 665억원에서 지난해 9월 854억원으로 증가했다. 수도권 사업장 2곳(230억원), 대구 사업장 1곳(203억원) 등에서 미청구 공사비 규모가 커지는 모양새다. 같은 기간 104억원에서 166억원으로 늘어난 B사는 미청구 공사비에서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대손충당금 설정률이 8.7%였다. 그만큼 못 돌려받을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반면 지역 중견 건설사들의 재무 상태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반론도 상당하다. 대구 소재 상장 건설사 3곳의 미청구 공사비 규모는 2023년 12월 2천721억원에서 지난해 9월 1천847억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2023년 기준 1천952억원에 달했던 C사의 미청구 공사비가 지난해 9월 827억원으로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C사 관계자는 "주택 건설업 특성상 준공 막바지에 일시적으로 미청구 공사비가 급증한다. 완공 이후 잔금을 치르고 입주가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회수된다"며 "통상적으로 건설사의 부채비율이 200% 미만이면 재무 건전성이 양호한 것으로 분류된다. 현재 부채비율은 90.5%로 건설 업계에서도 재무 건전성이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