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냥이 키우는 사람들 여기 여기 모여라!"…대구 엑스코서 2025 대구펫페어 열려

입력 2025-01-15 15:45:30 수정 2025-01-15 17:53:39

지난 10일부터 12일 사흘간 열린 '2025 대구펫페어(Daegu Pet Fair 2025)'…대구시민 관심↑
영양제·수제간식·개모차 등 다양한 반려용품 판매 부스 130개 설치돼

지난 10일부터 12일 사흘간 대구 엑스코에서 올해 첫 번째 반려동물용품 박람회
지난 10일부터 12일 사흘간 대구 엑스코에서 올해 첫 번째 반려동물용품 박람회 '2025 대구펫페어(Daegu Pet Fair 2025)' 열렸다. 엑스코는 펫페어가 열린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온 대구경북 반려인들로 북적였다. 한소연 기자

지난 10일부터 12일 사흘간 대구 엑스코에서 올해 첫 번째 반려동물용품 박람회 '2025 대구펫페어(Daegu Pet Fair 2025)'가 열렸다. 엑스코는 펫페어가 열린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온 대구경북 반려인들로 북적였다.

이날 펫페어에는 반려동물 관련 산업 80개 업체의 200여 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설치된 부스만 130개다. 사료를 비롯해 수제 간식, 영양제, 의약외품, 의류, 배변패드와 미용 및 목욕 등 케어 용품들을 판매하는 업체들이 다양했다.

◆다양한 용품…직접 보고 살 수 있는 기회

지난 12일 오후 1시에 찾은 대구 엑스코 서관. 입장하기 전부터 강아지 짖는 소리로 가득한 이곳은 반려동물용품 박람회의 현장. ㈜동인전람과 ㈜페어스커뮤니케이션즈가 공동 주최하는 이 행사는 올해 대구에서 처음 열리는 반려동물 박람회이기도 하다.

펫페어는 이날이 마지막 날임에도 현장등록 줄이 길게 늘어서 있을 만큼 사람들이 몰렸다. 각자의 반려동물을 품에 안거나 개모차에 싣고, 혹은 하네스 줄로 이끌며 관람할 준비로 들 뜬 모습의 박람회 관람객이 가득했다.

역시 반려동물 박람회 다웠다. 전시관에 입장하니 말티즈, 푸들, 시츄 등 국민 견종부터 이탈리안 하운드, 꼬똥드툴레아, 시바 이누 등 희귀한 견종까지, 없는 견종이 없다. 반려동물 중 십중팔구는 개모차를 타고 유유자적 콧바람을 쐬고 있었다. 사람 다리 사이사이로 질주하는 몇몇 강아지들도 곳곳에 보였다.

지난 10일부터 12일 사흘간 대구 엑스코에서 올해 첫 번째 반려동물용품 박람회
지난 10일부터 12일 사흘간 대구 엑스코에서 올해 첫 번째 반려동물용품 박람회 '2025 대구펫페어(Daegu Pet Fair 2025)' 열렸다. 엑스코는 펫페어가 열린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온 대구경북 반려인들로 북적였다. 한소연 기자

반려동물을 '가낳지모'(가슴으로 낳아 지갑으로 모시는) 자식이라고 했던가. 반려인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것은 영양제나 의약외품들이다. 자식 건강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은 법.

그중에서도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반려동물 전용 안약이다. 말티즈나 시츄 등 눈물이 많이 나서 털에 새겨진 눈물 자국이 종종 있는 말티즈나 시츄, 비숑프리제 견종을 키우는 반려인들이 대다수였다. 업체는 눈곱이 심하게 끼거나 눈이 충혈되는 등 눈이 예민한 반려견을 위한 치료 케어 용품을 홍보하기 바빴다.

또다른 걱정은 바로 치석이다. 사람처럼 양치를 매일 해줘도 관리가 어려운 치석은 특히 노견을 키우는 견주들의 골칫거리. 반려견들에게 해롭지 않고 그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으면서 효과적인 제거가 가능하다는 말에 반려견들의 발길이 멈췄다.

한 관람객이 반려동물 용품 사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한소연 기자
한 관람객이 반려동물 용품 사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한소연 기자

갸륵한 주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반려동물의 관심사는 온통 '먹을 것'이었다. 댕댕이 베이커리 부스는 반려동물도 먹을 수 있는 딸기 타르트, 붕어빵 등 건강한 수제 간식들을 위트있게 소개하고 있었다.

반려동물도, 견주도 모두 관심있게 보는 것은 단연 '개모차'였다. 이동이 간편할 수 있도록 접이식이면서 카시트로도 활용할 수 있는 등 한층 좋아진 기능을 가진 개모차에 반려인들은 '세컨 개모차'를 두겠다며 앞다퉈 줄을 서기도 했다.

◆반려동물 타로카드 등 체험 프로그램 곳곳에

용품을 판매하는 부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부스도 있다. 대표적으로 강아지 타로카드. 타로카드로 현재 기르고 있는 반려동물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알려주는 부스다. 반려동물 한 마리당 상담비는 5천원이다. 상담비가 유기동물보호에 기부된다는 말을 듣자마자 부스 의자에 앉았다.

타로 상담의 이름은 '펫 오라클카드'. 펫 오라클카드는 심리학자와 수의학자가 함께 만들었다는 펫 오라클카드는 반려동물의 심리 상태나 운명을 점쳐보는 반려동물용 타로카드다.

올해 9살인 '두부'를 상상하며 카드를 두 장씩 총 네 장을 뽑았다. 먼저 뽑은 두 장은 상담자와 반려동물 간 관계를 알 수 있고 그 다음으로 뽑은 두 장은 상담자의 가족과 반려동물 간 관계성을 예측해볼 수 있다.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아 마치 자신이 '인간'인 것처럼 구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한 타로 전문가. 연이어 그는 "자신을 인간이 아닌 개로 여기는 사람이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있는데 두부는 그 사람을 싫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완할 점도 알려준다. 타로 전문가는 "가족 중에 상담자 분 같이 악역을 자처하는 사람도 두부에게는 필요하니 너무 낙담하지 말라"고 조언까지 해줬다.

타로로 반려동물의 마음을 알아보는 펫 오라클카드 부스. 반려인들이 타로카드를 뽑고 설명을 듣고 있다. 한소연 기자
타로로 반려동물의 마음을 알아보는 펫 오라클카드 부스. 반려인들이 타로카드를 뽑고 설명을 듣고 있다. 한소연 기자

타로 상담까지 마치고 이동하니 반려동물과 소소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부스도 보였다. 바로 360도 회전하는 카메라로 영상을 찍을 수 있는 부스다. 줄을 길게 서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반려인들의 얼굴은 한껏 상기돼있었다. 카메라 무대 위에 오른 반려동물들은 자신의 주변을 빙빙 도는 카메라에 당황한 듯 무대를 벗어나려했지만 추억을 남기고 싶은 반려인들은 반려견들을 간식으로 유혹하는 광경도 펼쳐졌다.

타로와 촬영 부스 이외에도 반려동물 심폐소생술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 강아지 달리기 대결을 할 수 있는 작은 운동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박람회를 채우고 있었다.

◆"작은 규모 아쉬워"

반려동물을 위한 다양한 용품들을 시중과 비교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펫페어는 열릴 때마다 많은 반려인들의 관심을 끈다. 주최 측은 1만5천명 이상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구 동구에 거주하는 박효진(32)씨 부부는 7살 토리와 함께 이날 대구 펫페어를 찾았다. 박 씨는 "3년 전부터 대구에 반려동물 관련 박람회가 열리면 매년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인들이 영양제나 의약외품 등 반려동물들의 건강과 관련된 상품에 관심이 많았던 반면 강아지 옷이나 배변 패드 등 기본적인 상품들로 부스가 구성됐다는 점은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 씨 부부는 "작년보다 규모가 조금 작아진 게 느껴져 아쉽다"면서도 "다양한 간식들이 많은데 직접 보고 살 수 있는 것은 장점"이라고 말했다.

매해 대구에서 열리는 가장 큰 펫 박람회인 '대구 펫쇼'보다 규모가 작은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타로카드 등 즐길거리를 마련해두긴 했지만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조성을 위해 행사장 안팎 곳곳을 펫티켓 체험존으로 조성해 공공장소에서의 배변, 이동 요령 등 펫티켓과 관련된 전반적인 부분을 안내, 체험, 교육하는 공간으로 구성했던 펫쇼와 비교하면 체험거리가 빈약하다.

360도로 돌아가는 카메라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한소연 기자
360도로 돌아가는 카메라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한소연 기자

대구 펫페어에 참여하기 위해 경북 안동에서 반려동물 율무, 키키와 함께 왔다는 최예진(22), 김훈호(23)씨는 이들은 매년 대구에서 열리는 펫쇼에 전부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대구펫쇼'에도 참여했다.

최 씨는 "생각보다 살 게 없다. 덴탈껌이나 덴탈 영양제 등 관심 있게 보던 브랜드가 있는데 이번 박람회에 참여하지 않아 살 수 없었다. 박람회에서 직접 보고 살 수 있다는 것이 박람회의 장점인데 아쉽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