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조원 피해 예상…60여년 만에 최악의 화재
강풍 타고 급속히 번져…소방인력·용수 부족에 진화율 0%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LA)의 해안가에서 시작된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여의도 면적 약 14배에 달하는 1만6천에이커(약 64.7㎢)가 불에 탔고, 사망자도 발생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LA 산불로 현재까지 최소 5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부상자가 나왔다.
전날 오전 LA 해안가 부촌 지역인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최근 이 일대에서 불고 있는 국지성 돌풍 '샌타 애나'로 인해 통제 불능 수준으로 확산하고 있다.
첫 산불이 돌풍을 타고 번지는 가운데 추가로 최소 3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다른 산불까지 겹쳤다. 바람을 탄 불씨가 하늘을 가로지르며 지역에서 지역으로, 건물에서 건물로 불을 옮기는 와중에 소방당국은 인력은 물론 소방용수마저 부족해 진화에 애를 먹고 있다.
임야 등 1만6천에이커가 불에 탔고, 수천채 이상의 건물이 산불로 파괴됐다.
CNN 집계에 따르면 이번 LA 카운티 대화재로 인한 대피령 적용 인구는 현재까지 15만5천명에 이른다.
재산 피해 규모도 520억 달러(약 75조9천억원)에서 570억 달러(약 83조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은 내다봤다.
그러나 간밤에 어둠과 강풍 여파로 진화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상황이라, 정확한 피해 규모가 어디까지 불어날지는 가늠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AP통신은 주택 500여채가 소실됐던 1961년 벨에어 화재를 넘어서 60여년 만에 LA 역사상 최악의 화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타오르는 불씨들이 마치 반딧불이 떼처럼 방향성 없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와중에 짙은 연기가 도시의 낮과 밤을 뒤바꿔 놓은 모습이라고 NYT는 현지 상황을 묘사했다.
현재 LA카운티의 진화율은 0%에 머물고 있다.
1천400여명의 소방수들이 투입돼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화재의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앤서니 마론 LA카운티 소방서장은 "1∼2건의 대형 산불에는 대비가 돼 있었지만 4건에는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며 진화 인력 부족을 호소했다.
소방용수 부족은 진화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마크 페스트렐라 LA카운티 공공사업국장은 "다수의 소화전에서 몇 시간 동안 물을 끌어다 쓰는 것은 시스템이 버티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에 당국은 주민들에게 물 사용을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소방 인력을 지원하기 위해 주 방위군을 투입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 재난관리청(FEMA) 재난 지원금 지급을 승인, 현재 연방 소방 장비와 인력이 LA 일대 화재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당국은 화재 피해를 급속도로 확산시킨 강풍이 다소 수그러진 점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 미 기상청(NWS)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 최고시속 100마일(약 161㎞)에 이르던 풍속은 8일 오후에는 시속 50∼60마일(약 80∼96㎞) 수준으로 누그러졌다.
이에 강풍으로 이륙하지 못하던 헬리콥터와 비행기도 소방 활동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김민전, 주선한 백골단 기자회견 철회 "기자회견자 정확한 정보·배경 파악 못해 송구"
尹 탄핵 집회 참석한 이원종 "그만 내려와라, 징그럽다"
尹 탄핵 정국 속 여야 정당 지지율 '접전'…민주 37% vs 국힘 36.3%
공수처장 "尹 체포영장 집행 무산, 국민들께 사과"
보수 지지층 결집, 힘 얻은 與…원팀 뭉쳐 '野 입법폭주'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