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 경질에 "아버지 없이 얼마나 가나 보자" 아들 분노 폭발

입력 2025-01-07 21:48:03 수정 2025-01-08 07:12:52

한국 취재진 향해
한국 취재진 향해 '엄지척' 하는 신태용 감독 (도하=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8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호주와 인도네시아 경기. 인도네시아 신태용 감독이 한국 취재진을 향해 엄지를 들어올려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가 자국 축구대표팀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한국인 사령탑 신태용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PSSI는 6일 홈페이지를 통해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끈 신태용 감독과의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결정은 축구대표팀의 성과와 장기적인 목표를 두고 심사숙고한 끝에 내려졌다. 인도네시아 축구 발전에 기여한 신태용 감독님의 밝은 앞날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프로축구 K리그 성남 일화(성남 FC) 사령탑을 거쳐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 A대표팀 감독 등을 역임하고 지난 2020년 인도네시아 사령탑에 부임했다.

동남아시아에서도 축구 변방으로 꼽히던 인도네시아는 신 감독의 지휘하에 급격히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신태용호는 지난 2020년과 2022년 '동남아 월드컵'이라 불리는 미쓰비시일렉트릭컵(이하 미쓰비시컵)에서 각각 준우승과 4강에 오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지난해에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에서 라이벌 베트남을 꺾고 사상 첫 16강을 이뤄냈다. 또 최근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일본, 호주에 이어 C조 3위로 본선행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였다.

인도네시아 축구 발전에 공이 컸던 신 감독이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내려놓은 건 에릭 토히르 PSSI 회장과의 불화 때문으로 추정된다. 토히르 회장은 자신이 부임하기 전 이미 지휘봉을 잡고 있던 신 감독에게 대표팀 운영과 관련해 트집을 잡으며 대립각을 세웠다.

신 감독의 아들 신재원(성남)은 아버지의 갑작스런 경질을 두고 항의의 글을 올렸다. 그는 "신태용 감독 없이 당신들이 얼마나 멀리 가는지 보자"며 "신태용은 인도네시아에 모든 걸 쏟아부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 신태용 감독이) 지난 5년 동안 (인도네시아의) FIFA 랭킹을 50단계 올려놓았고,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도 조 3위인데 경질이라니..."라며 PSSI의 비상식적인 결정에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