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은 거짓말' 김태효 "계엄 선포 다음날 골드버그와 통화 X" 정동영 "'계엄 불가피' 발언 O, 국가안보실 수사해야"

입력 2025-01-07 18:05:43 수정 2025-01-07 18:18:54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연합뉴스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연합뉴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12월 3일 밤) 다음날이었던 지난해 12월 4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와 통화를 갖고 '계엄 선포가 불가피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이에 대해 골드버그 대사가 경악했다는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주장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정동영 의원이 해당 발언을 한 게 맞다고 재반박에 나서며 설전 구도를 형성했다.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김태효 차장은 7일 언론에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계엄 선포 다음 날 아침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와 통화를 나눈 적이 없다. 정동영 의원이 언급한 내용은 날조된 주장"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외환유치죄 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정동영 의원은 앞서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내란극복·국정안정 특별위원회에서 해당 주장을 전하면서 지난 6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우원식 국회의장을 방문한 자리에 함께 참석한 골드버그 대사의 언급을 전언으로 공개했다. 당시 김태효 차장이 '입법 독재로 한국의 사법 행정 시스템을 망가뜨린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기 위해서 계엄이 불가피했다'는 윤석열 대통령 역시 직접 밝힌 계엄 선포 취지를 골드버그 대사에게 전했다는 것.

그러나 같은날 김태효 차장은 정면으로 반박, "허무맹랑한 가짜뉴스로 선전 선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가짜뉴스는 한미동맹을 이간질하는 행태로 즉각 중단해야 하며,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그런데 이에 대해 정동영 의원이 입장문을 내고 재반박해 시선이 향한다.

정동영 의원은 "제가 오늘 공개한 사실은 아주 믿을 수 있는 소스로부터 구체적으로 들은 것이고, 몇 번 확인한 끝에 공개를 한 것"이라며 "이에 대해 김태효 차장은 계엄 당일에 골드버그 대사와 통화했고, 대통령 담화문 외에 아는 바가 없다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계엄 사태 관련 인물들이 계엄 사태 초기 국회에 출석해 한 발언 등이 잇따라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박안수 계엄사령관 등 군 병력에 동원 명령을 내렸던 장성들이 처음에는 말을 맞춘 후 사전에 몰랐고 방송을 통해서 알았다고 뻔뻔하게 거짓말했다"면서 "김태효 차장은 이 거짓말을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저의 주장이 날조된 것이 아니라 김태효 차장이 노골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 금방 드러날 것"이라며 수사당국을 향해 "국가안보실이 내란과 외환의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김태효 차장은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밝히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태효 차장의 입장이 다시 나올지 주목된다.

아울러 공교롭게도 임기를 끝내고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길에 오른 골드버그 대사의 증언이 나올 가능성에도 희박하지만 촉각이 향하게 됐다.

임기를 끝내고 귀임하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귀빈실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한국 취재진과 약식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기를 끝내고 귀임하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귀빈실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한국 취재진과 약식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정동영 의원은 자신이 맡고 있는 당 외환유치죄 조사단장 직책과 관련, "저는 그동안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설계자이자 기획자로 알려져있던 김태효 차장이 수면 아래에 숨어 드러나지 않는 것이 너무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란죄와 외환죄의 중심에 국가안보실(NSC)이 있을 수밖에 없다. 국가안보실의 실세인 김태효 차장이 모를 리 없었을 것이라는 강한 합리적 의심을 갖고 추적해 왔다"면서 "그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외환유치죄 조사단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김태효 차장이 골드버그 대사에게 했다는 발언 폭로에 나선 배경으로도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