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4년 연속 흑자·역대 최대 누적준비금 보유"

입력 2025-01-07 14:00:57

지난해 1조7천244억원 흑자…선지급금 고려하면 3조2천억원 흑자
건보료 동결·비상진료체계 지출에도 정부 지원금·운용 수익 늘어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중부지사 종합민원실 창구 모습.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중부지사 종합민원실 창구 모습.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국민건강보험공단이 4년 연속 흑자 재정과 역대 최대 누적 준비금인 30조원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이날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수입은 99조870억원, 지출은 97조3천626억원으로 현금 흐름 기준 1조7천244억원의 당기 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당기 수지는 2021년 2조8천억원, 2022년 3조6천억원, 2023년 4조1천억원에 이어 4년 연속 흑자다.

흑자 폭이 줄어든 이유로 전공의 이탈 이후 경영난을 겪는 수련병원에 선지급한 급여비 때문으로 분석됐다. 현재 건보공단이 수련병원에 선지급한 급여비 1조4천844억원까지 합치면 흑자 규모는 3조2천88억원으로 늘어난다는 게 건보공단의 설명이다.

연이은 흑자로 누적 준비금도 꾸준히 쌓여 작년 말 기준 29조7천221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총수입 가운데 보험료 수입은 3.0% 증가했다. 이는 2021∼2022년 10%대, 2023년 6.5%에서 증가율이 둔화한 것으로, 건강보험료율이 동결된 데다 직장인 명목임금 상승률이 둔화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역보험료의 경우 재산보험료 기본공제 확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3.1% 수입이 줄었다.

그 대신 정부 지원금(12조2천억원)이 전년 대비 1조1천956억원 늘고, 불어난 준비금에 대한 운용 수익률(잠정 4.79%)도 목표치를 웃돌면서 총수입 증가율(4.4%)은 보험료 수입 증가율보다 컸다.

정부 지원이 늘어나긴 했으나 보험료 수입액 대비 비율은 약 14.5%로, 법정 한도인 20%에 여전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출의 경우 건보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험 급여비가 전년 대비 7.3% 늘었다. 또 응급진료체계 유지 등 비상진료체계 지원에 건강보험 재정이 매달 1천890억원이 투입되는 등 지출액 자체는 2023년 90조7천837억원에서 증가했다.

의료기관 종별로 보면 수련병원들이 주로 속한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급여비는 2023년보다 8.2% 감소한 데 반해 종합병원, 병원, 의원에 지급한 급여비는 각각 6∼7% 증가했다.

건보공단은 안정적인 재정 여력을 바탕으로 필수의료 지원,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등 의료개혁 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인구구조 변화,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중장기 재정 여건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재정누수 방지 등 지출 효율화 노력과 관리·운영 체계 개선으로 보험재정을 건전하게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