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상장사 AK플라자 보유 '노보텔 수원' 행사
입사자, 우수직원 포상, 경품뽑기, 생일자 이벤트 등 진행
"애도 기간에 자축?…우리가 이래도 되냐" 참석 직원 토로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의 한 계열사가 무안 제주항공 참사에 따른 국가애도기간에 연말 행사를 진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3일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에 따르면 사고 발생 이틀 후인 지난달 31일 오후 3시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에 있는 4성급 호텔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2층 연회장에서 노보텔 직원 30~40여명이 모여 타운홀미팅 행사를 열었다.
노보텔은 애경그룹의 상장사 중 하나인 AK플라자가 호텔 체인인 아코르 사에 위택해 운영하는 호텔이다.
사실상 AK플라자가 보유하고 있는 노보텔은 애경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제주항공과 한 집안 회사나 다름없지만 참사가 발생한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행사를 진행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또 행사 진행 기간은 국가애도기간(2024년 12월 29일~2025년 1월 4일)이기도 했다.
당시 행사는 신입 입사자에 대한 소개, 우수 직원 및 장기 근속자에 대한 포상, 생일자 이벤트, 럭키 드로(경품뽑기), 떡케이크 커팅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공개된 촬영 영상에 따르면 경품뽑기 행사가 시작되자 총지배인이 뽑기함을 흔들었고 사람들이 웃으며 쳐다보거나 당첨자에 박수갈채를 보내는 모습이다.
이 밖에도 업무에서 우수한 실적을 거둔 직원에 대한 포상이나 10~12월 생일을 맞은 직원에 대해 선물을 주는 장면도 담겼다.
행사 말미에 총지배인은 "시국적으로도 그렇고 제주항공이나 이런 부분들 때문에 여러분께 죄송하지만"이라고 운을 뗀 뒤 "성과급은 지급하기로 했다"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행사는 총 1시간가량 진행됐다.
하지만 연합뉴스에 따르면 행사에 참석했던 직원들 사이에서는 "우리가 이래도 되는 것이냐" 등의 말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애경그룹의 한 직원은 "제주항공을 비롯한 애경그룹 계열사 전체가 추모와 애도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도 경품뽑기 등 행사를 하며 서로 자축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이번 참사와 관련 없는 회사들에서도 종무식 등 행사를 하지 않고 있는데, 당사자인 애경그룹에서 웃고 박수치며 행사하니 눈살이 찌푸려졌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이에 AK홀딩스 관계자는 "행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간단한 다과를 깔아놓고 장기근속자에 대해 시상하는 등 월례회의를 조촐하게 한 것일 뿐, 송년회 성격의 행사를 한 것은 아니었다"며 "호텔업계는 연말에 (다른 호텔 등의) 숙박권을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관례인데, 이를 전 직원에게 나눠줄 수 없다 보니 뽑기를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 후 애경그룹은 종무식과 시무식 등 모든 행사를 취소한다는 공지를 전 계열사에 전파했으나, 호텔에 대한 인사·교육·행정 업무 등은 위탁 업체가 하고 있다 보니 제대로 컨트롤이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세심하게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앞으로 전 직원이 경각심을 갖도록 교육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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