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유행 심상찮다…외래 환자 2배 이상 늘어

입력 2025-01-01 14:52:11 수정 2025-01-01 21:08:05

병원에 발걸음 줄이어…최근 유행 독감은 '인플루엔자A형'

전국에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서울 시내 한 의원에 독감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전국에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서울 시내 한 의원에 독감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전국적으로 독감 유행이 심상치 않다. 환자 수가 2배 이상 늘고 있으며 다른 호흡기감염병도 덩달아 위험 수준에 이르고 있다. 보건 당국과 의료계는 이달 중·하순이 독감 유행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자칫 코로나19와 함께 유행하는 '트윈데믹' 발생 가능성도 있어 긴장하고 있다.

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4년 51주차(12월 15~21일)에 집계된 전국 인플루엔자(독감) 감염 의심 환자 비율은 외래 환자 1천명 당 31.3명이었다. 이는 전주(8~14일) 13.6명의 2.3배, 지난달 초(1~7일) 7.3명의 약 4.3배에 달하는 수치다.

또 0~6세 감염 의심 환자 비율은 1천명 당 24.6명, 7~12세는 62.4명, 13~18세는 74.6명으로 집계돼 어린이와 청소년의 감염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 시내 각 소아청소년과 의원과 호흡기 질환을 주로 보는 내과와 이비인후과에 독감 관련 환자들의 발걸음이 줄을 잇고 있다. 대구 달서구의 한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는 "소아성장클리닉 위주로 운영하는 상황에서 클리닉 예약 환자 안에서도 독감을 함께 앓고 있는 환자가 대부분"이라며 "예약하지 않고 찾아오는 환자 대부분은 독감 환자"라고 말했다. 최근 유행중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유형은 A형으로 고열과 인후통, 두통, 근육통, 무기력함 등을 동반한다.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이달 중·하순 쯤에 인플루엔자 감염 의심 환자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청은 독감 의심 환자가 이번 절기 유행 기준인 1천명 당 8.6명을 초과함에 따라 지난달 20일 전국에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한 바 있다.

인플루엔자 뿐만 아니라 백일해, 마이코플라즈마폐렴균 등 호흡기 감염병 유행이 숙지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백일해만 하더라도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15~21일까지 집계된 환자 수는 전국 1천842명, 대구 165명, 경북 60명이다. 마이코플라즈마폐렴균은 8월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지만 아직도 감염자 수는 전국 400명대 수준이다.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코로나19가 독감과 함께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발생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겨울이 깊어갈수록 다양한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고령층, 소아 등 질병 고위험군은 인플루엔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하며, 호흡기 증상 시 마스크 쓰기와 기침 예절 준수, 학교 등 실내에서의 환기 등 위생과 청결 유지를 계속 강조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질병청은 향후 동절기 호흡기 감염병 유행 안정시까지 의료계, 관계부처와 함께 합동대책반을 계속 가동하여 유행상황을 면밀하게 살피고, 의료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원해 나가면서 본격적인 동절기 호흡기 감염병 유행에 대비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