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이력 없다"던 제주항공기…3년 전 활주로 충돌 사고 이력 확인

2021년, 김포공항서 이륙하던 중 꼬리가 활주로에 닿아
국토부, 안전규정 위반으로 제주항공에 과징금 2억2천만원
제주항공 "너무 경미해, 사고 아닌 사건으로 분류했어"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전날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충돌 후 폭발한 제주항공 여객기의 흔적과 잔해가 남아 있다. 연합뉴스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사고 여객기가 3년 전 공항 활주로에서 충돌 사고로 2억원이 넘는 벌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30일 JTBC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통계 시스템을 확인해 본 결과 동일 기체가 3년 전에 사고가 있었다"라고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국토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발생 시기는 2021년 2월 17일로, 김포공항에서 제주공항을 향해 이륙하던 도중 동체 꼬리가 활주로에 닿아 기체 일부가 손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고 항공기의 등록부호는 'HL8088'로 29일 전남 무안공항에서 170명 사망자를 낸 항공기다. 당시 국토부는 안전규정 위반으로 제주항공에 과징금 2억2천만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박용갑 의원은 "이번 참사 비행기는 3년 전에도 이륙하다가 충돌사고가 있었다"며 "제주항공은 사고 이력이 전혀 없다고 하는데 거짓 해명이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제주항공 측은 "3년 전 사고는 너무 경미해서 항공법상 사고가 아닌 사건으로 분류해 사고 이력이 없다고 했던 것"이라며 "현재 과징금을 전액 납부하고 점검과 정비를 모두 완료한 후 정상 운행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참사 다음날인 30일에도 같은 기종이 '랜딩기어(비행기 바퀴 등 이착륙에 필요한 장치)'에 문제가 생겨 회항하는 사태가 벌어져 안전성 의혹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앞서 제주항공은 사고 여객기에 대해 사고 이력이 전혀 없고 정비 문제도 없었다고 발표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8개 국적 항공사 가운데 항공기 평균 기령(사용 연수)도 가장 높고 항공 당국으로부터 받은 행정제재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제주항공 평균 기령은 14.4년으로 대한항공(11.4년), 아시아나항공(12.3년)보다 2, 3년 많았고 같은 LCC인 에어부산(9.7년), 진에어(12.7년), 티웨이항공(13.0년)과도 차이가 났다.

아울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항공사별 행정처분 및 과징금, 과태료 등 행정제재 부과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10개 국적 항공사가 항공안전법 등 위반으로 총 36차례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 가운데 제주항공이 행정처분을 받은 횟수가 9회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한항공 8회, 티웨이항공 7회, 아시아나항공 4회, 에어인천·진에어 각 2회, 이스타항공·에어서울·에어부산·에어로케이 각 1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