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6주전에도…188명 태우고 공항서 2시간 엔진 수리

입력 2024-12-31 08:22:23

30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 인근에서 새 무리가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 인근에서 새 무리가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수습이 진행중인 가운데 한 달여 전 제주항공이 엔진 이상으로 공항에서 2시간 동안 수리한 사실이 전해졌다.

지난 30일 SNS상에서는 지난달 13일 오전 8시 30분쯤 승객 188명을 태운 대구발 제주행 제주항공 여객기가 엔진 이상으로 멈춘 일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SBS 보도에 따르면 이 여객기는 엔진 이상이 감지돼 출발하자마자 계류장으로 되돌아왔다. 이어 갑자기 부품들을 땅바닥에 펼쳐놓고 엔진 수리에 들어갔다.

간단한 정비를 마치면 된다는 안내와 달리 승객들은 2시간 넘게 기내에서 꼼짝없이 기다려야 했다. 승객 188명은 불안에 휩싸여 기내에 갇혀 창밖으로 이 광경을 지켜봤다.

한 승객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불안해서 노인들이 바로 보이잖아요. 그 날개 쪽 엔진이라고 그러시더라. '이 비행기를 타는 게 맞냐' 마지막까지 말들이 많았다"고 불안한 심경을 전했다.

항의가 빗발치자 항공사 측은 그제야 승객들을 터미널로 안내했다.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한 승객은 항공사 측에 "제주항공이 대한민국 항공사 중 랭킹 3위잖아. 3위라는 데가 대체 비행기가 없다는 게 말이 되냐"고 분노하기도 했다.

결국 출발 시간보다 3시간이나 늦게 가까스로 비행기가 떴지만, 불안을 느낀 승객 20여 명은 환불을 요구하며 끝내 탑승하지 않고 여행을 아예 포기했다.

이때 제주항공은 제주에 도착한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개인당 2만 원의 보상 금액을 지불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역시 "꼴 보니 저가항공 사고 하나 터지겠네", "다음 주에 제주항공 예약했는데 무섭다", "제주 가려다가 골로 갈 듯", "승객이 무슨 시급 1만 원 아르바이트생이냐? 저분들 중엔 그 2시간 2만 원보다 중요한 일이 있었을 텐데 답 없다", "노후화된 기종 임대해서 최소 본전은 뽑아야 하다 보니 무리한 비행 스케줄 및 대체 비행기 수요 부족이 LCC 항공사들의 가장 큰 문제", "돈 아까우니까 대충 수리해서 쓰는 거다" 등 비판하는 댓글을 남겼다.

이후 무안에서 사고가 터지자 누리꾼들은 "결국 오늘 일이 터졌다", "역시 대형 사고는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는 게 아니라더니 맞는 말이었네", "제주항공 이제 끝났다. 이제 저가 항공사 이용 못 하겠다", "이러다가 일이 터진 거구나" 등 소름 끼친다는 반응을 보였다.

29일 오전 9시 3분쯤 무안공항에선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가 활주로를 지나쳐 공항 외벽과 충돌해 폭발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숨졌다.

랜딩기어가 제대로 펼쳐지지 않은 점이 이번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언급되고 있다. 랜딩기어 미작동 이유는 관계 당국에서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