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바르게살기도협의회 "남일같지 않아서…참사 소식 듣자마자 달려와"
기독교 연합 봉사단 "함께 슬퍼하는 이들, 유가족 곁에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일상을 잃어버린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라도 첫 조리명장이자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로 유명세를 모은 안유성 셰프가 현장을 찾아 음식을 나눠줬고 각종 자원봉사 단체도 유가족들을 도왔다.
참사 이튿날인 30일 오후 4시쯤 무안국제공항 2층 대합실. 소방 당국 및 유가족 브리핑이 상시적으로 열려 유가족이 유독 몰려있는 이곳에 안유성 셰프가 이른 새벽부터 직접 만들었다는 김밥 200인분을 들고 방문했다.
안 셰프는 음식을 손수 나눠주며 "몇인분 필요하시냐. 꼭 챙겨드셔야 한다"면서 음식 나눔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이날 안 셰프는 "희생자 중에서 평소 친분이 있던 목포 방송국 관계자도 계셨다"며 "어떤 말을 해도 유족들의 상처는 치유가 되지 않을 것 같다. 가슴이 참 먹먹한데 오늘처럼 음식으로라도 봉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안 셰프는 내년 1월 1일에도 떡국 봉사로 계속 유가족의 곁에 남겠다고 했다.
2층 대합실 공항 한켠에는 "아무나 와서 먹고 힘내라"는 자원 봉사자들의 외침이 줄곧 이어졌다. 기독교 연합 봉사단에서 나온 10여명의 봉사자들은 컵라면, 과일, 커피와 생필품을 나눴다. 자원봉사자들은 이날 새벽부터 음식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채우고, 유가족을 위해 기도를 하느라 분주했다고 했다. 유가족들은 이들이 준비한 따뜻한 음식으로 헛헛한 빈속을 달랬다.
이들은 지난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기점으로, 참사가 발생하면 달려가 힘을 보태왔다. 창립 초기부터 봉사단을 지킨 이윤동(68) 목사는 "숱한 참사 현장을 찾을 때마다, 함께 울어주는 자가 있다는 사실을 유가족들이 알아주길 바란다"며 "함께 울기 위해 찾아온 기자나 직원도 챙기고자 누구나 찾아와 음식을 먹으라고 안내했다"고 했다.
남일 같지 않다며 참사 소식을 듣자마자 무안국제공항에 도착했다는 자원봉사자들도 다수 있었다. 조순애(64) 전남바르게살기도협의회 여성회장은 "자원봉사자들과 김밥 300인분, 빵 400인분을 준비해서 유가족들에게 나눠주고 있다"며 "여기에 오기전부터 뉴스를 보지 못할정도로 너무 많이 울었고 남일 같지 않아서 현장에 오게됐다"고 설명했다. 조씨를 포함한 2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참사 여파가 끝날때까지 계속 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앞서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는 사건 당일인 29일 오전부터 무안국제공항 1층에 간이부스를 설치해 생수, 담요, 방한용품 등을 유가족들에게 제공했다. 이외에도 전라남도자원봉사센터는 커피와 차, 생수 등 각종 음료와 마스크를 유가족들에게 지원하고 있다. 희망브리지 역시 대한적십자사와 마찬가지로 재난 구호소와 응급 구호세트 등을 제공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과 공항공사 직원들은 29일 오후 임시 숙소가 아닌 공항에 머무르기를 원하는 유가족을 위해 구호 텐트 100동을 무안국제공항 2층에 설치하기도 했다. 29일 자정이 넘어가면서 1층 대합실에도 198동의 텐트가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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