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변 못 가려서"…치매父 폭행해 숨지게 한 50대 아들 체포

충남 서산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를 폭행해 숨지게 한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산경찰서는 2일 존속살해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전날 0시 10분쯤 자신의 빌라에서 함께 살고 있던 80대 아버지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 후 경찰에 자수했으며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아버지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상황에 화가 나 술을 마신 후 귀가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사건의 정확한 동기를 조사할 계획이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이 우발적으로 환자를 폭행하는 사건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11월엔 치매에 걸린 80대 시어머니의 두 손을 묶은 40대 며느리 B씨가 인천지법으로부터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B씨는 지난해 5월 7일 인천시 부평구 자택에서 시어머니 C(85) 씨의 두 손목을 테이프로 여러 차례 묶은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자신의 얼굴을 만지는 C씨에게 "그만 좀 해라, 나도 힘들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B씨는 치매에 걸린 C씨를 2년가량 돌보다가 홧김에 우발적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나이가 많은 피해자를 결박하는 방식으로 폭행했다"며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면서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며 "피해자의 병간호를 도맡아 하다가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2019년에는 치매를 앓는 아내가 약을 먹기 싫다며 화를 내자 폭행해 숨지게 한 남편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치매 환자는 의사소통이 어렵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이기 때문에 돌보는 사람의 인내심과 정신적 회복력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