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권 대폭 축소…중수청·공소청 설치법 국회 통과 초읽기

입력 2026-03-17 16:50:38 수정 2026-03-17 20: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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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 검사, 영장 청구권·집행 지휘권 삭제
검사, 일반 공무원과 동일한 인사·징계 원칙 적용받아
법조계 "검찰, 수사 없으면 국가 기관 간 견제도 약화될 것" 우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연 2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연 2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을 위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은 검사의 권한을 대폭 축소한 데 방점이 찍힌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10월 폐지되는 검찰청이 1948년 출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78년 만에 대대적인 개편이 예고된 셈이다. 검찰의 수사권을 크게 제한하는 내용이 대거 포함되면서 법조계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도출한 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의 핵심은 검사 권한 관련 조항을 조정·삭제한 데 있다. 해당 법안은 오는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검찰이 보유해 온 수사 역량을 전면 재편하는 수준의 변화가 예고되는 셈이다.

◆ 검사, 영장 집행 지휘권도 삭제

먼저 검사의 직무 범위를 '법령'에 근거하지 않고 오로지 '법률'로만 규정하도록 명시했다. 이는 시행령 등을 통해 검찰의 수사권이 우회적으로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취지다.

검찰의 후신격인 공소청 검사에게 부여됐던 영장 청구권과 집행 지휘권도 삭제됐다.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지휘·감독권 역시 인정되지 않도록 했다. 검사가 수사 방향을 통제하거나 수사관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공소청 검사가 중수청 수사관으로부터 수사 개시 사실을 통보받거나, 입건을 요청할 수 있는 근거 조항도 모두 제외됐다. 검찰이 수사 초기 단계부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지휘 기능을 완전히 끊어낸 셈이다.

지방공소청장에 수사 중지를 명하거나 경찰의 직무배제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권한도 삭제됐다. 아울러 검찰총장이 사건을 다른 검사에게 위임할 수 있는 근거인 '검사 직무 위임·승계 및 이전 조항'도 최종안에서 빠졌다. 제왕적 검찰총장제라는 비판을 반영해 검찰 수장의 권한을 축소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수청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위는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사이버범죄 ▷내란·외환 등 6대 범죄로 구체화했다. 판검사가 형사사건 법리를 왜곡할 경우 처벌 받도록 하는 법왜곡죄도 중수청의 수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검사의 법적 지위도 바뀌게 된다. 국가공무원법에 준하는 수준으로 완화되면서 검사는 기존의 특권적 신분 보장에서 일반 공무원과 동일한 인사, 징계 등 원칙을 적용받는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개혁 후속 법안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의 정부 입법 예고안을 두고 협의 끝에 도출한 법안을 오는 19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정청래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개혁 후속 법안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의 정부 입법 예고안을 두고 협의 끝에 도출한 법안을 오는 19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정청래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정·청(민주당·정부·청와대)이 요란하지 않게 긴밀한 조율을 통해 하나 된 협의안을 도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 연합뉴스

◆ "수사 연계 없이 기소유지 가능한가"

검찰의 수사권한이 대거 축소되는 것과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수사 지휘 기능이 사라질 경우 사건 처리 기한이 늘어나고 피해 구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다.

대구지역 A 변호사는 "검찰개혁안을 보면 검사에게 사실상 기소 유지만 맡기겠다는 것"이라며 "수사와의 연계가 끊긴 상황에서 제대로 된 기소 유지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수사 기능이 사라지면 국가기관 간 견제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방향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개혁이라는 목표만 앞세우는 것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수사권이 대폭 축소되는 만큼 검찰개혁의 핵심 쟁점인 '보완수사권'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검찰이 직접 수사 대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권한만 갖도록 하는 방침을 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보완수사권 등 남은 쟁점들을 논의할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검찰과 민주당 간의 진통 또한 예상된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피해자의 권리 구제를 위해선 검찰이 보완수사권을 가져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A 변호사는 "보완수사권 폐지는 검찰이 충분히 수사해서 잡을 수 있는 범죄자들을 놓치는 것과 같다"며 "또 경찰이 수사량이 늘어나게 되면 사건 처리 기한이 늘어나면서 범죄를 당한 이들이 피해를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