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으로 등재
드라마 촬영팀 만대루에 못 박고 조명 설치한 것으로 전해져
안동시 "원상복구 명령 내릴 것… 고발 등 법적 조치도 고심 중"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된 경북 안동 병산서원이 드라마 촬영 과정에서 훼손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드라마 제작팀의 소품 설치 작업이 문화재 원형 훼손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2일 안동시 등에 따르면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는 한 방송사 드라마 촬영팀이 지난달 30일 병산서원 만대루의 기둥에 못을 박고 소품 등을 설치했다는 목격담이 SNS를 통해 전해졌다. 목격자인 건축가 A씨는 "촬영팀이 문화재 보호를 무시한 채 작업을 진행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엔 병산서원의 대표적 건축물인 만대루 기둥에 못이 박혀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병산서원에서 이러한 훼손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A씨의 게시글에 따르면, 현장에서 촬영팀은 만대루를 훼손하면 안 된다는 지적에도 '안동시에서 허가를 받았다'며 문화재 훼손 문제를 가볍게 여기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이후 A씨는 안동시에도 문제를 제기했는데, 문제 제기 이후에도 못을 박아 설치했던 조명만 철거됐을 뿐 촬영은 예정대로 진행됐다고 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훼손할 경우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해당 법에 따르면 국가지정문화재나 세계유산에 대해 허가 없이 손괴, 변경, 훼손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고의성이 인정될 경우 형량은 더 무거워진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촬영팀‧안동시를 향한 전문가와 시민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 문화재 전문가는 "촬영지로 활용되는 문화재의 경우 보호 조치가 더욱 엄격히 적용돼야 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화재 보호 규정과 감독 체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촬영 허가에 앞서 다른 시설물의 설치를 금하고 문화재 훼손 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사전에 고지하고 동의를 받았다"며 "현재 6개의 못을 박은 정황이 확인돼 전문가 자문을 통해 원상복구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 법적 고발 여부도 검토하는 등 세부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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