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통합, 선진대국시대로 가야" 조기 대선 시 출마 공식화
"2년 뒤 '정권심판론' 더 무서운 프레임…지금하면 재집권 확률 높아"
"'국민통합' 통해 가능…정책결정은 진영논리 벗어나야"
"시장 사퇴하더라도 흔들림 없는 현안 추진 위한 준비 중"
"TK신공항·행정통합 등 핵심현안에 모든 역량 집중"
"나는 스쳐가는 바람이다. 대구시청의 주인은 여러분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사진>이 2022년 7월 시장 취임 직후 시청 동인청사에서 직원들을 만나 건넨 말이다.
"주인이 잘 할 때는 봄바람이 될 것이고 잘 못할 때는 칼바람이 될 수도, 태풍이 될 수도 있다"고 했던 홍 시장은 지난 2년 6개월간 때론 봄바람으로 때론 칼바람이 되며 '대구혁신 100+1' 추진에 고강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홍 시장은 역대 대구시장 중에 유일하게 팬덤을 갖고 있는 대구시장이다. 대구시장이 대선 유력 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것도 그가 처음이다.
"장이 섰는데 장돌뱅이가 장에 안 나가나"며 최근 조기 대선 시 출마를 공식화한 홍 시장은 2025년을 관통할 시대정신으로 '국민통합'을 가장 첫 번째로 꼽았다. 홍 시장은 "새해의 대한민국은 정말 혼란이 종식되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오래전부터 그는 "극단적인 진영 간 대립 구도를 타파해야 한다" "보수와 진보를 넘어 '국익'을 최상위 개념으로 해야 한다" "국가와 국민에게 이익이 된다면 좌파 정책이든 우파 정책이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며 통합을 주창해왔다.
극심한 여야 갈등과 정국 혼란,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돼 가는 현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때가 되면 국가경영을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이제는 좌우통합도 해야 되고 선진대국시대를 만들어 가야 할 때다. 우리가 지금 우물 안 개구리처럼 서로 반목하고 그럴 때가 아니다.
-계엄 사태와 탄핵 국면이 보수진영에 미치고 있는 영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현재 심정은 어떤지.
▶허약한 정권이니까 정권 출범 당시부터 잘 되도록 많이 도와줬다. 이 정권이 허약해져 무기력하게 물러나면 다음 대선은 우리(국민의힘)에게 없다. 제대로 기능을 발휘해야 차기 대선이 있고 희망을 품고 산다. 그래서 정권 출범하고 난 뒤부터 순간순간마다 많이 도와줬다.
그런데 계엄 당일 발표를 가만히 들어보니 계엄 사유가 되나, 그게 첫 번째 내 생각이었다. 또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를 해버리면 무산이 되는데 그걸 어떻게 막지라는 생각을 했다. 국회 계엄 해제 요건이 통과되는 걸 보고 그래서 내가 한밤중에 해프닝이라고 한 것이다.
참 어리석은 일을 했다. 근데 수습도 잘 못하는 것 같다. 그러니 지금 수렁에 빠져버린다. 2년 더 있다가 선거하면 우리가 100% 질 것이다. 그때는 '정권 심판론'이라는 더 무서운 프레임이 있다. 그러나 지금하면 오히려 2년 뒤에 하는 선거보다도 우리(국민의힘)가 재집권할 확률이 더 높을 것이다.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에 대한 지적도 나오는데.
▶여태 2년 반 동안 국회에서 다수 야당이 마음대로 입법을 하고,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하고 그렇게 해왔다. 윤석열 대통령 들어와서 정부 조직법도 하나 통과 못 시켰다.
지금은 대통령 중임제 개헌을 하자는 게 국민 대다수의 의견이다. 만약 조기 대선을 치르게 되면 다음 대통령 선거는 5년 뒤에 있게 되는데, 그때 되면 지방선거하고 대통령 선거하고 같은 해에 치르게 된다. 그걸 기점으로 대통령이 국회 헌법개헌특위를 만들어 달라고 해서 4년 중임제로 바꾸면 선거 주기가 이제는 맞을 것이다.
-앞으로 보수가 가야 할 길은?
▶박근혜 탄핵 때는 좌파들의 집단광기로 인해 사실상 대안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 박근혜 탄핵에 대한 학습효과 때문이다.
최근에 내가 왜 SNS를 통해서 조기대선을 해도 불리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겠느냐. 박근혜 탄핵 때는 한국 보수우파 진영이 궤멸됐다. 그렇게 계속 이야기를 해야지 궤멸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재명 대세론은 허구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든지 대안도 있고 조기 대선을 하더라도 지지 않을 그런 상황을 만들 자신이 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나오는데 내년 정국과 다음 대선을 관통할 시대정신은?
▶지금 대한민국은 진보좌파, 보수우파의 진영논리에 갇혀 같은 진영이라면 도둑놈이라도 감싸주는 극단적인 대립 정치로 나라가 멍들고 있다. 좌우의 극렬한 대립이 시작된 지 20년이 넘었다. 이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관통할 첫 번째 시대정신은 '국민통합'이다.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결정을 해야 하고 이러한 정책결정은 진영논리를 벗어나 국민통합을 통해 가능하다.
-계엄 사태와 탄핵 국면으로 지역 현안 차질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2025년 역점 추진 과제에 대한 대책은?
▶일시적인 혼란이 있겠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며, 헌법 절차에 따라서 진행하면 모든 혼란은 수습될 것이다. 중앙정부가 혼란스럽더라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대구시는 시민들만 바라보며 시정에 매진할 것이다.
만에 하나 시장이 사퇴하더라도 대구시가 흔들림 없게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행정부시장 교체를 준비하고 있고, 대구시정도 '대구혁신 100+1'에 대한 모든 절차는 준비를 다해놨다. 이제 공무원들이 집행만 하면 되는 절차에 와있다.
-대구경북(TK)신공항은 공공자금관리기금 협의 등 올해 긴밀한 준비가 필요한데.
▶TK신공항 특별법 개정을 비롯해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등 관련 기관과 협의를 추진 중이다. 올해 3월 공자기금 신청을 위해 중앙부처와 공자기금 지원, 투자심사 등 사전절차에 대한 실무협의도 긴밀히 진행하고 있다. 대구시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2030년 개항 목표에 차질이 없도록 추진하겠다.
-TK행정통합은 경북도의 동력이 약화돼 어두운 전망도 나오는데 향후 구상은?
▶특별법안 협의 등 통합 지원을 위한 범정부협의체 구성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대구시는 시의회 동의로 통합 절차를 마무리했다. 경북도의 동의 절차가 마무리되면 국회 통과에 행정력을 집중해 TK통합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도록 할 것이다.
-민선 8기 들어 기업 투자 유치 성과가 두드러졌다. 지역 투자를 더 유도할 수 있는 전략이 있다면?
▶원스톱기업지원체계를 갖추고 5대 미래신산업으로 산업구조를 대개편하면서 46개사 9조3천170억원의 기업을 유치했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이 예상되지만, 그동안 준비된 여건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대규모 기업유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제2국가산단, 군위첨단산단 등 최적의 입지와 우수한 교통인프라 및 지역 인재 등 강점을 내세워 미래 신산업 위주의 기업을 적극 유치하겠다.
-새해를 맞아 시민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은?
▶대구시는 중앙정부와 함께 흔들림 없이 '대구혁신'의 틀을 채워나갈 것이다. 정국이 혼란하더라도 미래세대를 위한 대구혁신에 있어 머뭇거리거나 주저할 시간이 없다.
TK통합과 신공항, 달빛철도 등 대구굴기를 위한 핵심시책들은 연초부터 중단 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히 임한다면 대한민국은 결집된 힘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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