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 통과하는 순례자는 '잠벌 사면' 전대사 은총 받아
2026년 1월6일까지 희년…3천200만명 방문 예상
2025년 가톨릭 희년의 막이 올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문(聖門)을 활짝 열었다. 이번 2025년 희년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2000년 대희년을 기념한 이후 처음으로 맞는 정기 희년이다.
이날 문이 열리자 교황은 휠체어를 타고 성문 문턱을 넘어 대성전 안으로 들어가 성탄 전야 미사를 집전했다.
희년은 가톨릭교회에서 신자에게 특별한 영적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다. 다른 말로 성년(聖年)이라고도 부른다. 희년의 시작과 마침은 교황이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문을 여닫는 예식으로 이뤄진다.
2025년 희년의 모토는 '희망의 순례자들'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정했다. 2026년 1월 6일까지 개방되는 이 성문을 통과하는 순례자는 죄에 따른 잠벌을 면제하는 전대사를 얻을 수 있다.
교황은 "우리 여정의 발걸음은 전 세계 교회의 발걸음이며, 세상 속의 순례자이자 평화의 증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턱을 넘으면 신자들은 자비와 용서의 시간에 들어간다"며 "우리는 이 문턱을 넘음으로써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한 용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바티칸은 희년 기간 매일 10만명의 순례자가 성문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한다. 로마시 당국은 내년 희년을 맞아 전 세계에서 약 3천200만명의 순례객과 관광객이 로마를 방문할 것으로 전망한다.
교황은 희년 기간에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에 휩싸인 전 세계에 평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희년 기간에는 미사부터 전시회, 국제회의, 콘서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종교 행사가 열린다.
희년은 구약성경에서 유래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의 법에 따라 50년마다 한 번씩 축제를 거행했는데, 이때 모든 빚을 탕감하고 노예를 해방하라는 규정이 있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1300년 보니파시오 8세 교황이 이 축제에서 유래한 희년을 선포하며 기리기 시작했다. 원래는 50년 간격이었으나 이후 모든 세대가 최소한 한 번 희년의 은총을 누릴 수 있도록 1475년부터 25년 주기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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