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보 정권, 대북정책 전환 위해 동맹 희생할 것…주한미군 철수 요구하면 영구히 떠나"

입력 2024-12-22 10:18:3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진보 정부가 출범하면 '진보적 대북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동맹을 기꺼이 희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과거 주한미군을 '점령군'이라 칭했던 진보 정당은 최근 동맹을 중시한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주한미군을 '점령군'으로 보고 있으며, 반일 정서에 의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한국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면 미군은 영구히 떠날 것이며, 핵무기를 가진 북한이 한국을 위협해도 미군이 더 이상 개입할 의무도 사라지게 된다고 했다

이날 미국의 소리에는 리처드 롤리스 NMV 컨설팅 대표이자 전 국방부 아태 안보 부차관과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이 출연해 이같이 주장했다.

리처드 대표는 계엄 이후 현 정부와 미국의 동맹에 대해 "이후 분명히 진보 정부가 들어설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진행자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1년 당시 미국을 '점령군'이라고 지칭한 사실을 언급하며 한국 지도부와 외교정책 방향 변화에 어떠한 우려가 있냐는 질문에 그는 "미국은 진보 정부와 5년을 함께해야 한다"라면서도 "이 시기는 북한과 공통점을 찾으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성과 겹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이재명 진영은 지난 8개월간 주한미군에 대해 '점령군'이란 표현을 쓰지 않으며 신중을 기했다"며 "하지만 그들의 진정한 의도는 '점령군' 사고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본다. 그것은 많은 한국인들의 반일 감정에 의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정부에 주한미군 주둔비 증액을 주장하면 갈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진보적인 정부와의 관계를 신중히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만약 한국이 우리에게 떠나라고 하면 우리는 떠나고 우리가 군대를 철수하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다"라며 "한국은 도박을 할 수 없다. 위기가 발생하고 나서 미국에 마음을 돌리라고 할 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전쟁 이후 우리가 남았던 이유는 미국과 한국이 강력한 방어를 구축해 또 다른 전쟁을 막기 위함이었고 75년간 성공적이었다"라며 "한국이 비록 세계 5대 군사 강국 중 하나로 북한보다 훨씬 우수한 재래식 전력을 가졌지만 핵무기를 가진 건 김정은이다. 우리가 물러나게 되면 더 이상 개입할 수 없다. 그럼 한국은 홀로 남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4월 말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청한 바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2025 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국방수권법안(NDAA·국방예산법)을 통과시켰다. 상원은 이날 찬성 85명, 반대 14명으로 총 8천952억달러(약 1천285조원) 규모의 NDAA를 처리했다.

법안에는 한국과 관련 ▷한국에 배치된 약 2만8천500명의 미군 병력 유지 ▷ 상호 국방 산업 기반 강화 ▷ 미군의 모든 방위 능력을 활용한 확장억제 공약 재확인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