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경제 위해서라도 법 통과 시급하다" 재계 한목소리

입력 2024-12-17 18:30:00

여야 이견없는 무쟁점 법안 12개 달해
반도체 특별법· AI기본법 등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오른쪽)와 대화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오른쪽)와 대화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경제 정책 정상화를 요구하는 재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여야 간 이견이 없는 '무쟁점 법안' 12개가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 10월 제22대 국회 첫 정기국회의 본격적인 법안 심사를 앞두고 재계가 건의한 경제 분야 입법 과제 23개 중 여야 모두가 발의한 법안은 총 12개다. 여야 모두 법안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탄핵 정국 등으로 인해 아직 국회에 잠들어 있다.

12개 중 가장 대표적인 법안은 반도체 특별법이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 지급 및 주 52시간 규제 적용 예외 등이 골자다. 현재 우리나라의 반도체 관련 인센티브 규모는 세액공제를 포함해도 1조2천억원 수준으로 일본의 10분의 1, 미국의 5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재계는 국가핵심기술을 부정 유출 시 간첩죄를 적용하는 형법 개정안도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행법상 기술 유출에 대한 처벌이 낮아 눈앞의 보상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정 기술을 중국에 빼돌리려는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인공지능(AI) 전환을 지원하는 AI기본법, 첨단산업 전력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도 무쟁점법안으로 꼽힌다. 대한상의가 지난 11월 발간한 '산업계 전력수요 대응을 위한 전력공급 최적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전력 수요는 98% 증가했으나 송전설비는 26% 증가하는 데 그쳤고 최근 송전설비 건설도 5∼6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

지역의 기업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기회발전특구 내 규제 완화, 세제 혜택 인프라 지원 등의 내용이 담긴 지역균형투자촉진 특별법안, 숙련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기간 연장을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확대하는 외국인고용법 개정안 등도 무쟁점 법안이지만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밖에 ▷고준위특별법 제정안 ▷첨단 전략산업 기금법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 등도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등 국제 정세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한국도 탄핵정국을 맞이하다 보니 경제 불확실성이 극심하다. 국회가 나서 민생을 안정시키는 게 시급하다"며 "무쟁점 법안이라도 우선적으로 통과시켜 기업들이 경제활동에 열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