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재계, 국회의장 찾아가 경제계 옥죄는 법안 재검토·추경 편성 요청

입력 2024-12-17 18:30:00 수정 2024-12-17 19:25:06

보조금 지원·첨단산업 관련 법안 촉구
우원식 국회의장 "주요 국가에 의장 특사 파견"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초청 경제단체 비상간담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우원식 국회의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초청 경제단체 비상간담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우원식 국회의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연합뉴스

탄핵 정국, 트럼프 2기 출범 등 겹악재를 맞은 경제계가 행정부와 입법부를 직접 찾아 도움을 호소했다. 경제계를 옥죄는 법안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는 한편 추경 편성도 요청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들은 17일 오전 우원식 국회의장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손경식 경총 회장, 윤진식 무협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등 경제계 대표자들이 총출동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경제단체들은 대내외 경제 위기가 큰 만큼 혼란스러운 정국이 조속히 안정되고 국정 공백이 최소화되도록 국회와 정부가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달라 당부했다"고 밝혔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계엄에서 탄핵으로 이어진 최근의 정치적 혼란은 내수는 물론 외환, 금융시장까지 전방위적으로 불안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위기 극복과 경제 안정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국회도 경제살리기를 위한 입법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전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보조금 지원, 근로시간 규제 완화를 위한 입법이 추진된다면 기업들이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장 경제계는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은 경제법안의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도체산업 특별법, 첨단산업 기금법, 인공지능 특별법 등 첨단산업과 관련된 법안들이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도 "여야가 초당적 협력을 통해 무쟁점 법안만이라도 연내 통과시켜주신다면 대한민국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민생 법안이나 세법 개정안 등은 여야의 이견이 없는 것이 많다"면서 "전통시장 카드사용 소득공제율 상향 등 여야 간 큰 이견이 없는 민생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주신다면 소상공인·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요구했다.

또 경제단체들은 내수침체를 막기 위해 추경 편성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재정 지출을 서둘러 경제 악재를 돌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가뜩이나 우리 경제는 소비 침체가 연중 지속돼 왔는데 최근 수출증가세까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내년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정도로 위축돼 있으며 골목상권의 붕괴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도 가중시키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취임을 앞둔 우려도 언급됐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예상되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및 관세 폭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회에서도 의회외교를 강화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원식 의장은 경제계의 호소에 대해 "미국·일본·중국·유럽연합(EU) 등 중요한 몇 개 국가에 의장 특사를 파견할 생각이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회복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흔들리는 나라가 아니라는 걸 설명하려고 준비 중"이라며 "현재 계류 중인 70여개 (민생)법안을 포함해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국회에서 통과하려 노력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