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 기업 대책 분주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국내 산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2.0원 오른 1천435.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0월 말 1천383.3원에서 11월 말 1천394.7원으로 뛰었고 계엄사태 및 탄핵정국이 지속되면서 1천43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환율 상승은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수출 기업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자재 상승, 투자비 증가 등 리스크가 나타날 수 있어 여파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외화부채가 많아 환율 상승 리스크가 큰 기업의 경우 재무건전성에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비금융기업의 대외 채무는 약 1천626억달러에 이른다. 내년 1월 출범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이 더해지면 환율 상승 압박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항공업계는 항공기 리스에 달러를 투입해야 하는 탓에 환율 상승에 민감하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장거리 노선 취항 등 사업 확장에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지출이 늘었다. 미래를 위한 투자이지만 단기적으로 실적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공격적인 해외 투자를 추진한 배터리 업계 역시 환율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실제 북미 시장 개척을 위해 현지 공장 신설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올 3분기 기준 외화부채는 9조5천987억원에 이른다. '리밸런싱'을 추진 중인 SK그룹 역시 SK온을 포함한 계열사 일부가 상당한 규모의 외화부채를 보유하고 있어 환율 상승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식품업계는 환율 상승 여파로 제품 가격 인상 압력이 높아졌다. 지난달 기준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 지수는 121.3으로 기준 시점인 2020년(100) 대비 21.3% 급등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상기후 등으로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률이 가팔라졌다. 수입산 원재료의 경우 달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당장 가격 인상을 하기엔 무리가 있겠지만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강달러' 현상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노무라증권은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내년 5월까지 1500원으로 오를 것"이라고 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도 "경기가 좋지 않아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는데, 탄핵 사태까지 덮치면서 원화 급락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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