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소추안 발의된 2016년 12월 전국 집값 0.07% 상승
당시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확대되면서 직전 달의 절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동산 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 가운데 부동산 시장이 짙은 안갯속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 8년 전 탄핵 때도 가격·거래량 뚝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발의된 2016년 12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0.07% 상승했다. 당시 주택가격은 계절적 비수기가 겹치면서 상승폭이 직전 달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당시에도 공급 물량 적체에 시달린 대구와 경북은 각각 -0.06%, -0.10%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당시 한국부동산원은 "국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따른 규제와 대출금리 상승에 따라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아파트 거래량도 단기간에 뚝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대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2016년 10월 6천9건이었으나 탄핵 정국이 본격화된 11월 5천936건으로 떨어졌고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12월엔 5천193건, 이듬해 1월에는 3천583건으로 내려앉았다. 거래량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7년 5월까지 4천건대에 머무르다 6월부터 6천599건으로 회복됐다.
거래량에 대해서는 계절적 영향과 누계 기준으로 큰 차이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2016년 11월 누계 기준 전국 주택 거래량은 96만4천건으로 직전 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5년 평균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금리, 대출 규제 등 다양하다"며 "정치적 변수가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수요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 몸사리는 건설사…신규 분양 올스톱?
신규 분양을 앞둔 건설업계는 시장 분위기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대구의 경우 전체적인 미분양 주택 수가 줄어들고 일부 분양 단지의 흥행으로 신규 분양 시장에 활기가 도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 한 신규 분양 단지 관계자는 "이달 중에 견본주택 개관과 입주자 모집 공고가 이뤄질 수 있도록 영업 활동은 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2~3차례 입주자 모집 공고 일정을 변경하고 이달 말 공고를 앞두고 있는 또다른 신규 분양 단지 관계자는 "더 이상 미뤄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사들도 리스크 부담이 있는 신규 사업은 보류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상계엄 사태까지 맞물리면서 더욱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택한다는 설명이다. 지역 건설사 관계자는 "보유 자금을 활용해 신규 택지를 확보하려던 계획을 보류했다"며 "대신 수익은 높지 않지만 단순 도급 형태의 수도권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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