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 우려 커진 시장… TK 상장사 시총 90조 아래로 추락

입력 2024-12-09 18:30:00

11월 대구경북 상장사 시가총액 82조2천억원, 1달 새 14.2% 감소
코스피 상장사 시총 14.6% 급감… 전기전자·철강금속 감소세 뚜렷
"미국 정책 불확실성에 외국인 대거 매도세… 경기부진 우려 확대"

29일 부산항 신선대·감만·신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29일 부산항 신선대·감만·신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대구, 경북지역 상장사 시가총액이 82조원대로 고꾸라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여파와 국내 경기부진에 대한 우려 등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한 달 만에 13조원 넘게 빠진 것이다. 지역 상장사 시가총액이 90조원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해 2월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9일 한국거래소(KRX) 대구혁신성장센터가 발표한 '대구·경북지역 상장법인 증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경북 상장사 124곳의 시가총액은 82조2천295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4.2%(13조5천551억원) 줄었다.

지난 9월 104조4천585억원에서 10월 95조7천846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은 2개월 연속 감소다. 전체 상장사 시가총액 대비 지역 상장사 시가총액 비중은 3.5%로 전월 대비 0.4%포인트(p) 축소됐다.

지역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45곳) 시가총액은 70조9천103억원으로 한 달 새 14.6%(12조1천93억원) 줄어들었다. ▷POSCO홀딩스(-4조3천791억원) ▷포스코퓨처엠(-4조436억원) ▷에코프로머티리얼즈(-1조8천994억원) 등에서 감소 폭이 컸다.

코스닥 시장 상장사(79곳) 시가총액의 경우 11조3천192억원으로 11.3%(1조4천459억원) 줄었다. ▷피엔티(-2천184억원) ▷한중엔시에스(-1천738억원) ▷원익QnC(-1천477억원) 등 종목에서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감소세는 전기전자(-18.8%), 철강금속(-15.5%), 서비스(-14.4%) 업종을 중심으로 나타났다는 게 한국거래소 설명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과 2차전지 소재, 철강업 등의 불황으로 주요기업 실적이 부진하게 나타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밸류업 펀드' 집행 등 정책적 노력에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예고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와 경기부진에 대한 우려 등으로 투자심리는 위축된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고 올해 성장률 전망을 2.4%에서 2.2%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금투세 폐지 기대감 등으로 주가지수가 상승했으나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중국의 경기 부양책 실망감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이어졌다"며 "이후 금융당국의 밸류업 펀드 집행 예고로 소폭 반등했으나 경기부진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며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