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과 배신으로 또 파국으로 치닫는 보수
박근혜의 '최순실', 윤석열의 '김건희'
'석열이형에 대한 의리' 한동훈 '제2의 유승민?'
보수의 슬픈 운명이여! '분열과 배신으로 망한다'는 조롱 섞인 말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8년 전 모습이 데자뷔(déjà vu)되고 있다. 2번 연속 보수 대통령이 탄핵될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보수 지지층은 지옥 같았던 문재인 정권 5년이 끝나고, 다시금 생지옥이 될지도 모르는 이재명 정권 탄생을 지켜봐야 할지도 모른다.
윤석열 대통령은 3년 전, '정의의 검사'로 문 정권의 '내로남불'에 맞서 분연히 일어서 보수에 희망을 안겨 줬다. 검찰총장직을 버리고, 보수 정당(국민의힘)의 품에 안겨 유세 때마다 통쾌한 '어퍼컷' 세리머니로 대선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집권 3년도 되지 않아, 큰 자충수를 뒀다.
'단검'을 뽑아야 할 때 '장검'을 휘둘러 국가적 혼란을 초래했다. 시대에도 맞지 않고, 요건도 갖추지 못한 '비상계엄'을 선포해 버렸다. 그로 인한 후과(후폭풍)는 불감당이다. 헌법을 도외시하고, 야당을 겁박하고, 국민을 불안케한 대가로 대통령직에서 내려오라는 거다. 진보 진영은 '이때다' 싶어, 하야 또는 탄핵이 답이라고 외치고 있다.
윤석열 탄핵 정국에 가장 신난 것은 폭주하는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이다. 더 엄밀히 따지면, 범죄 피의자(사법 리스크) 이재명 대표다. 윤 대통령의 비참한 말로가 곧 이재명 정권의 시작이라 여기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처럼 대선에서 승리하기만 하면, 모든 사법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제1야당과 진보 쪽 시민 단체는 8년 전 달콤했던 '촛불의 기억'(정권 탈환)을 되살리고 있다.
'윤석열 타도 정국'에 민주당과 이 대표의 정권 교체를 향한 복심이야 당연하다. 통탄할 일은 보수가 적전(敵前) 분열로 2번째 탄핵을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8년 전과 참 많은 부분이 닮아 있다는 사실도 놀랍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비선 실세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이 탄핵의 단초가 됐다면,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김건희'(영부인)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배신자'로 낙인찍혀, 사실상 정치생명이 끊어져 버린 유승민 전 의원. 한때 친박의 초핵심으로 박근혜 복심(비서실장 역임)으로까지 여겨졌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집권 4년 차에 들어선 정권을 향해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청와대 알라들"(문고리 3인방) 등 자기 정치에 시동을 걸었다. 결국은 탈당해 '바른미래당'을 창당했으며, 박근혜 정권에 비수를 꽂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에게서 유 전 의원의 배신자 그림자가 비치는 건 왜일까? 유 전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듯이, 한 대표가 이런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윤 대통령을 십자가에 못 박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계획적이고 집요한 적들에게 자신을 키워준 '윤석열 형'을 그냥 내던져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권력 앞에 아무리 살벌한 정치판이라지만 '의리'는 법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준비가 됐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3선)에 따르면 8년 전, 보수 내 탄핵파들은 먼저 야당에 탄핵안을 본회의에 올릴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내부의 배신이 이만큼 더 무섭다. 그때의 상황이 지금 재연되고 있다. 한 대표는 마음만 먹으면, 보수의 2번째 대통령 탄핵에 앞장설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민주당 이 대표는 5일 한 대표를 꼬드겼다. "한동훈, 내란 동조 세력 되지 말라!"
부디, 한동훈 아우가 윤석열 형이 진보 세력의 덫에서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지 않도록 해주길 당부한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수년간 거래내역 사찰?… 대구 신협 조합원 집단소송 제기
'대구의 얼굴' 동성로의 끝없는 추락…3분기 공실률 20%, 6년 전의 2배
"안전 위해 취소 잘한 일" vs "취소 변명 구차"…이승환 콘서트 취소 두고 구미서 엇갈린 반응
[기고-김장호] 표현의 자유보다 시민의 안전 우선해야
"용산의 '사악한 이무기'가 지X발광"…김용태 신부, 시국미사 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