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급박했던 6시간

'심야 비상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 6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밤 10시 28분부터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이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될 때까지 급박한 상황들이 펼쳐졌다.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 등은 비상계엄 선포 후 20여분이 지난밤 11시 4분쯤 국회 앞에 경찰버스를 배치하며 외곽문을 폐쇄하고 국회의원과 직원의 출입을 막았다.

국회 집결 소식을 듣고 영내로 들어가려는 의원 및 보좌진과 경찰의 실랑이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올해 60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67세인 우원식 국회의장가 국회 담장을 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4일 새벽 0시를 전후해 국회 운동장에 계엄군이 헬기를 24차례 동원해 도착했고, 장갑차와 군용차도 모습을 드러냈다.

계엄군은 국회 본청 정문을 통한 출입이 막히자, 이날(이하 4일) 오전 0시 45분쯤 2층 창문을 깨고 본청 내로 진입하기도 했다. 국회 보좌진, 국회 직원들은 본회의장으로 향하는 통로와 문에 책상, 의자 등을 쌓아 막고, 계엄군에게 소화기를 뿌리며 막아섰다.

직원들이 계엄군과 대치하던 새벽 0시 30분쯤 우 의장은 본회의장 의장석에 앉아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을 위한 본회의를 준비했다.

본회의장에 모인 의원들은 계엄군이 들어온다며 "당장 개의해 안건을 상정하라"고 요구했지만, 우 의장은 "절차적 오류 없이 (의결)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우 의장이 새벽 1시 1분쯤 "계엄 해제 결의안이 조금 전 국회에서 가결됐고, 계엄선포는 무효가 됐다"고 선포하자, 여야 의원과 국회 직원들은 환호하기도 했다.

계엄 해제 결의안 가결에 계엄군은 국회를 떠났지만, 우 의장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비상계엄이 공식 해제될 때까지 본회의장을 계속 열어 뒀다.

해제 선포가 지연되자, 새벽 4시에는 긴급 담화를 발표하고 윤 대통령을 향해 "즉각 국무회의를 소집해 계엄 해제를 공고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윤 대통령은 새벽 4시 27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 담화를 통해 계엄을 해제했다. 계엄 선포 이후 6시 만이었다. 새벽 4시 30분쯤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가 열렸다.

윤 대통령은 "새벽인 관계로 아직 의결 정족수가 충족되지 못했다"며 정부의 계엄 해제 선포가 지연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은 "계엄을 선포한 후 불법적으로 국회를 폐쇄했고, 국회의원의 출입을 위법적으로 막은 것도 모자라 군병력을 동원해 국민 가슴에 큰 상처를 줬다"며 "위법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국회사무처는 국회 외곽 경비를 담당하는 국회 경비대장과 국방부 직원, 경찰 등의 국회 청사 출입 전면 금지를 선포했다. 김 사무총장은 "국회의원 신변 보호와 국회 기능 확보를 위한 긴급한 조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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