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무섬마을 내 만죽재·해우당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입력 2024-12-03 15:52:29 수정 2024-12-03 19:14:56

무섬마을 내 반남박씨, 선성김씨 대표 고택 나란히 지정

만죽재 고택 전경. 영주시 제공
만죽재 고택 전경. 영주시 제공

경북 영주의 유서 깊은 전통마을인 무섬마을 내 만죽재 고택과 해우당 고택의 유물 전체가 3일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지정된 국가유산은 만죽재 고택(건축물 1동) 및 항일의병 격문집 등 유물 4건 10점과 해우당 고택(건축물 2동)과 현판 등 유물 5건 8점이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만죽재(晩竹齋)는 1666년(현종 7) 병자호란 이후 반남박씨 집안의 박수(朴檖, 1641~1729)가 입향해 건립한 고택이다. 이후 360년간 13대에 걸쳐 장손이 집터와 가옥을 온전히 유지하며, 배치와 평면, 주변 환경을 거의 변형 없이 보존해왔다.

해우당 고택 전경. 영주시 제공
해우당 고택 전경. 영주시 제공

이곳엔 현판을 비롯해 옛 생활을 보여주는 다양한 유물이 남아 있다.

전통 혼례를 치를 때 신랑 집안에서 신부 집안에 보내는 혼인 문서인 혼서지(婚書紙), 말판에 '관직도표'를 그려놓고 주사위를 던지는 승경도(陞卿圖) 놀이 흔적도 전한다. 특히 명성황후가 1895년 10월 일본군에 의해 시해된 을미사변 이후 영남에서 일어난 항일 운동 기록을 필사한 항일의병격문(抗日義兵格文) 기록은 역사적 가치가 크다.

해우당(海愚堂)은 무섬마을 선성김씨 입향조 김대(金臺, 1732~1809)의 손자 김영각(金永珏, 1809~1876)이 1800년대 초반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김영각의 아들 해우당 김낙풍(金樂灃, 1825~1900)이 1877~1879년 고택을 중수한 이후 해체하거나 수리한 적이 없어 150년 가까이 원형이 잘 보존돼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우당과 함께 대은정 현판, 과거 답안지, 갓함, 성주단지 등도 일괄 유물로 지정됐다.

이번 지정은 1990년 경상북도 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후 30여년 만에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승격된 것이다.

박남서 영주시장은 "무섬마을은 국가민속문화유산 2건, 경상북도 민속문화유산 2건, 문화유산자료 5건 등 총 7건의 지정 유산을 보유한 대한민국 대표 민속마을로 자리 매김했다"며 "무섬마을의 보존과 활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