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끊기는 중소·중견기업] 中企 CEO 평균 연령 55.3세
60세 이상 12년만에 2.3배로…후계자 없는 기업 존폐 위기
국내 중소·중견기업 오너의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창업주 은퇴'가 밀려오고 있다. 기업을 물려받을 후계자를 제때 구하지 못하거나 가업승계 시기를 놓칠 경우 흑자기업도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중소벤처기업부의 2023년 중소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소제조업 CEO의 평균연령은 55.3세로 나타났다. 연령별 분포를 보면 50대가 42.1%로 가장 높은 가운데 60대(29.1%)와 70대 이상(4.4%)의 비율이 30%를 넘어섰다.
특히 60세 이상 CEO 비율은 지난 2012년 14.1%와 비교하면 2.3배 이상 대폭 증가했다. 결국 중소기업 CEO의 고령화로 인해 기업승계 문제에 대한 관심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60대 초반인 한 기업 대표는 "70대가 되고 나면 스스로 건강을 장담할 수 없다"며 "작은 기업이더라도 대표가 받는 각종 스트레스를 생각한다면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기업승계에 대해 고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찍이 우리나라보다 고령화가 빨리 찾아온 일본도 기업 승계 문제를 겪은 바 있다. 일본 중소기업청의 2024년 중소기업백서에 따르면 일본 중소기업의 CEO 중 가장 높은 비중의 연령대는 2005년 50~54세에서 2015년 65~69세까지 증가했다.
2025년 시점에 70세가 넘는 중소기업의 CEO가 전체의 약 60%인 245만명으로 추산되며 그 중 절반인 127만명이 후계자 미정인 상태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진혁 법무법인 새반석 상속증여센터장은 "그나마 일본은 가업승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후계자가 없는 중소기업의 경우 정책금융기관, 금융기관 및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대응에 나서면서 흑자기업의 폐업률이 감소하는 등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가업승계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금융연구원의 '국내 및 일본의 가업승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컨설팅 위주의 가업승계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단계로 걸음마 수준이다. 금융연의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승계 방식 선호는 친족승계가 67.7%로 여전히 매우 높으나 임원 등 친족외 승계와 M&A형 기업승계도 각각 17.9%, 14.3%를 차지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중소기업의 원활한 가업승계는 국가 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뿐만 아니라 창업주 개인에게도 기업을 일구는 일 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며 "활용할 수 있는 제도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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