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여성 학대자" 美국방장관 지명자 모친이 보낸 이메일

입력 2024-12-02 09:20:3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방장관으로 지명한 예비역 소령 출신 피트 헤그세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방장관으로 지명한 예비역 소령 출신 피트 헤그세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방장관으로 과거 성폭행 사건에 연루됐다가 합의한 전력이 있는 예비역 소령 출신 피트 헤그세스를 지명한 가운데 그의 모친이 과거 아들에게 여성을 학대했다는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헤그세스가 두 번째 부인인 사만다 헤그세스와의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던 2018년 4월, 그의 어머니인 페넬로페 헤그세스 여사는 아들에게 "너는 여성 학대자다"라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메일에서 헤그세스 여사는 "난 너의 성격과 행동에 대해 침묵을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오늘 네가 사만다에게 느끼게 한 감정을 듣고 나서는 침묵을 지킬 수 없었다"면서 "여성이자 너의 어머니로서 나는 반드시 말해야 한다고 느낀다"고 적었다.

이어 "너는 여성 학대자다. 그건 추악한 진실이다. 나는 여성을 폄하하고, 거짓말하고, 속이고, 난잡하게 지내고, 자신의 권력과 자존심을 위해 여성을 이용하는 모든 남자를 존중하지 않는다"라면서 "너는 그런 남자이고(수년 동안 그래왔다) 너의 어머니로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 괴롭고 부끄럽지만, 그것은 슬프고 슬픈 진실이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이날 NYT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 헤그세스 여사는 이 이메일을 아들에게 보낸 이후 사과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곧바로 보냈다면서, 첫 이메일에서 표현한 아들의 성격과 행동에 대한 표현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헤그세스 여사는 분노한 상태에서 이메일을 보낸 것이라면서, "사실이 아니었다" "나는 내 아들을 안다. 좋은 아버지이자 남편이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NYT가 자신의 아들에게 보낸 첫 이메일의 내용을 보도하는 것에 대해 "역겹다"라고도 말했다고 한다.

NYT는헤그세스 가족과 관련이 있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해당 이메일의 사본을 입수했다고 한다. 헤그세스 여사는 첫 이메일을 보낸 날 사만다에게도 이 이메일의 사본을 보냈다.

한편,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참전군인 출신인 헤그세스는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이후 각종 성추문에 휩싸인 바 있다.

세 번 결혼한 헤그세스는 첫 부인에게는 불륜을 이유로 이혼 소송을 당했으며, 두 번째 부인에게는 혼외자를 얻어 이혼 소송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헤그세스는 2017년 캘리포니아의 한 호텔에서 함께 술을 마셨던 여성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방문을 막아 나가지 못하게 한 뒤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헤그세스는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몇 년 후 해당 여성과 비공개 합의를 했다고 한다. 실제 기소도 이뤄지지 않았고, 이 여성도 공개적으로 소송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