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전쟁 격화 속 등 터지는 한국 경제
한국 기업, 中 실적 부진·내수 경쟁 이중고
지역 전기車 부품·2차전지 산업 타격 우려
중국의 저가 공세로 코너에 몰린 한국 기업들이 잇따라 현지를 떠나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중국 기업들이 한국 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국 직접투자는 지난해 78% 급감해 18억7천만달러(2조6천억원)에 불과했다.
자동차 및 부품, 화장품, 유통 등 대부분 업종이 중국 공장을 팔거나 사업을 철수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1%대로 하락한 현대차는 중국 생산 거점을 5곳에서 2곳으로 줄였고 기아도 3곳 중 2곳만 운영 중이다. 롯데그룹은 현재 중국 내 마지막 사업인 청두(成都) 복합단지 개발 프로젝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헤라, 에뛰드하우스도 현지 업체에 밀려 모두 철수했다.
이에 반해 중국은 한국은 물론 전세계를 대상으로 전 산업에 걸쳐 '저가 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중국 자동차 업체의 저가 공세가 거세다. 이미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전통의 강호인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에서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물론 역으로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에 밀려나가고 있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가 한국 진출을 선언하면서 관련업계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의 자동차 부품업계와 2차전지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에 더해 중국산과 내수경쟁까지 벌이게 된 것이다.
지역 한 자동차부품 업계 관계자는 "값싼 물품만을 내세우던 중국이 상당한 상품성을 갖춘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면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여 업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상길 대구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중국발 철강 공급 과잉으로 포스코가 포항제철소 '제1선재공장'을 폐쇄한 것과 같은 일이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 등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며 "특히 전기차부품 및 2차전지 기업은 국산 전기차의 생산이 타격받게 되면 매출이 급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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