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장녀·장남과 공식석상 첫 동석…"할아버지·아빠가 뭘 했는지 보고 배워야"

입력 2024-11-27 12:34:43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6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한국고등교육재단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6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한국고등교육재단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 최윤정(35)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과 장남 최인근(29) SK E&S 패스키 매니저가 아버지와 함께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등장하는 등 경영 수업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윤정 본부장, 인근 매니저는 지난 26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한국고등교육재단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세 사람이 공식 석상에 동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두 자녀가 동석한 데 대해 "전통이니 훈련받아야 한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무엇을 했는지 보고 배워야 본인들이 미래 세대에 대해 알아서 기획해 나간다"며 "의무적으로 참석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만찬을 겸한 기념식에서 최 회장과 두 자녀는 행사장 중앙에 위치한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담소를 나누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최 회장의 선친인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을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한 영상이 나오자 일제히 영상에 눈을 떼지 못하다가 귓속말로 소감을 나누기도 했다.

영상 속 최 선대회장은 "유학을 떠나는 학생들에게 '마음에 씨앗을 심어라'라고 했는데, 큰 나무로 성장하는 꿈을 가지라는 뜻도 있었지만 조급해하지 말고 공부에만 전념하라는 뜻이었다"며 "가능성을 따져볼 시간에 남들보다 먼저 도전을 시작하고 가끔 흔들려도 절대 꺾이지 않는 굳건한 나무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최 선대회장부터 시작된 그룹 인재 육성 철학의 성장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최 회장과 두 자녀가 동반 참석한 것은 경영 수업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윤정 본부장은 기념식에 앞서 최 회장이 주도한 인재 토론회에도 자리했다. 그는 지난 10월 말 SK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 참석하기도 했다. 당시 "많이 배웠다. 앞으로도 참석해 좋은 의견을 듣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신규 임원으로 승진한 최윤정 본부장은 사업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방사성의약품(RPT) 관련 후보물질 도입과 방사성 동위원소 공급 계약 등을 주도했으며, 지난 8월 SK바이오팜 RPT 사업 콘퍼런스콜에서 직접 발표하고 질의에 답했다.

최인근 매니저는 2020년 SK E&S 전략기획팀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뒤 지난해 4월 패스키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 에너지 사업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길거리에서 최 회장에게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 직후라 더 이목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