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면 강도짓 해도 신고 못하겠지" 20대男 3명 각각 실형 선고

입력 2024-11-21 11:37:33 수정 2024-11-21 11:43:14

포항법원 "계획적인 범행…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전경. 매일신문 DB

경북 포항에 거주하는 불법체류자 집을 노려 강도행각을 벌인 20대 남성 3명에게 각각 실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주경태 부장판사)는 21일 특수강도 혐의로 기소된 A(27) 씨 등 또래 남성 3명에게 각각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8월 4일 오전 1시쯤 포항시 북구 장성동 한 원룸 앞에서 귀가하던 외국인 남성 B(22) 씨의 길을 가로막고 "불법 체류자냐. 외국인 등록증을 보여달라. 경찰서 가기 싫으면 말 잘 들어라"고 협박한 뒤 휴대전화를 빼앗고 얼굴 등을 폭행하며 현금 100만원을 강요한 혐의로 기소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들은 고교 동창 사이로 사전에 포항 특정 지역에 불법 체류자가 많이 살고 있고, 이들이 금품을 빼앗겨도 신고를 못한다는 점을 악용해 강도 범행을 저지르기로 공모한 뒤 이 같은 짓을 벌였다.

이들은 범행 대상을 물색하기 위해 차량을 타고 지역 일대를 돌아다니는가 하면, 범행 대상으로 B씨를 지목하고 나서도 수일을 뜸 들이며 역할분담을 논의하는 등 치밀함도 보였다.

재판부는 "불법체류자인 피해자를 협박해 재물을 강취해도 피해자가 쉽사리 신고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이용해 계획적인 범행을 저지르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