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자체 인증제도로 수출 경쟁력 길러야"…대구서 섬유업계 간담회 개최

입력 2024-11-06 16:34:06 수정 2024-11-06 21:46:53

6일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서 '대구경북 섬유업계 오찬 간담회' 열려
국내 원사 제조 중단에 따른 문제점과 대책 논의
전기 요금·인력 부족·염색공단 이전 등도 언급돼

한국섬유산업연합회와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는 6일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에서
한국섬유산업연합회와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는 6일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에서 '대구경북 섬유업계 오찬 간담회'를 열고 지역 섬유업계의 현안과 건의사항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박성현 기자

불안정한 원사 공급 문제를 극복하고 대구경북 섬유업계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원산지 증명이 가능한 자체 인증 제도가 새롭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높아진 전기 요금과 부족한 인력도 지역 섬유업계 침체 원인으로 꼽혔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와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는 6일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에서 '대구경북 섬유업계 오찬 간담회'를 열고 지역 섬유업계의 현안과 건의사항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현장에는 대구경북 섬유기관 관계자들과 섬유업체 대표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국내 화섬기업들의 원사 제조 중단에 따른 문제점과 대책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원사는 섬유생산 과정의 첫 단계에 해당하는 공정을 뜻하는데,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린 국내 기업들이 원사 제조를 포기하자 이를 재가공하는 업체들은 부득이하게 수입품 원사에 의존하게 될 전망이다. 수입품 원사를 사용할 경우 국내산 원산지 증명이 불가해 수출 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참석자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섬유 완제품에 사용된 원사의 생산지로 제품의 원산지를 규정하는 '얀포워드(Yarn Forward)' 대신 원사 단계를 제외하고 제직부터 염색, 봉제를 한 국가를 원산지로 인정하는 '패브릭포워드(Fabric Forward)'로 FTA 원산지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인병 ㈜예스텍스타일 대표는 "해외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진 만큼 '메이드 인 코리아'의 가치는 높다. FTA 원산지 기준 변경 또는 유럽의 'GRS' 인증처럼 대구에서 만든 원단임을 인증할 수 있는 자체 인증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용 전기 요금 상승과 내국인 취업기피·고령화, 외국인력 부족 등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류병권 정안화섬㈜ 대표는 "현재 기업은 전기세, 인건비에 허덕이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열병합발전소 지원을 통해 전기세를 절감해야한다"며 "외국인 비자 문제도 마찬가지다. 자녀가 성인이 되면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제도 때문에 유능한 인재들이 떠나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 염색공단 이전에 대한 우려와 섬유업종 뿌리산업 추가 지정, 설비 및 마케팅 비용 지원 등도 언급됐다. 한상웅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은 "공단이 이전한 사례는 역사적으로 아직 없다. 공단을 옮기는 돈으로 현재 악취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지속적으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인력과 노후 설비 문제는 활용할 수 있는 정부 정책들을 연합회 차원에서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최병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은 "국산 섬유제품 인증과 관련해서는 연합회에서 만든 '국산 섬유제품 인증 제도'가 있다. 이 같은 인증 제도가 더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홍보와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며 "오늘 나온 건의사항들을 종합해 정부와 국회 등에 건의할 것"이라고 했다.

'대구경북 섬유업계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