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녀자 8명 살해 강호순…과거 예비교사 유기사건, 추가 범행 가능성

입력 2024-10-28 18:42:51

1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1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가평 예비교사 유기사건'. 유튜브 갈무리

8명을 살해하고 복역 중인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추가 범행이 있었을 수 있다는 정황이 제기됐다.

지난 2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서는 2004년 발생한 박윤미(당시 23세) 씨 살해사건의 범인이 강호순일 가능성이 언급됐다.

2004년 8월 25일 춘천에 거주하던 박씨는 이른 아침 춘천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박씨는 9월 1일부터 경기도 양평의 한 초등학교에 부임할 예정이었는데 이날 양평교육청에 발령장을 내기 위해 오전 6시쯤 홍천행 시외버스에 올랐고 오전 8시 반쯤 양평터미널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는 모습이 확인됐다.

하지만, 양평터미널을 끝으로 박씨의 행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터미널에서 양평교육청까지는 차로 5분밖에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였으나 박씨가 양평교육청을 방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낮부터 박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그날 저녁 실종 신고를 했고 얼마 뒤 가평에서 변사체가 발견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날 오후 6시쯤 가평의 한 시골 마을 샛길 옆 비탈 아래에서 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는데 이 여성은 박씨였다.

박씨의 시신은 발견했으나 유기 현장에서 범인의 DNA는 남아있지 않았고 박씨의 휴대전화를 비롯해 박씨를 태웠다는 택시 기사나 목격자도 나타나지 않아 사건은 미제로 남게됐다.

유일한 단서는 그날 낮 12시쯤 가평의 한 주유소에서 누군가 박씨의 카드로 기름을 넣었다는 것이다. 당시 주유소 직원은 승합차를 탄 남자가 주유 후 카드를 내밀었다고 기억했지만, 차량번호나 얼굴은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을 10여년 뒤 재수사하던 경찰 관계자는 유력한 범인으로 강호순을 지목했다. 강호순은 지난 2006년부터 2년여간 부녀자 8명을 살해한 인물이다.

유족들도 범인이 강호순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강호순의 범행 방식과 여러 면에서 흡사하다는 것이다. 강호순은 호감형 외모에 순진한 말투로 호의를 베풀고, 상대가 호의를 거부하면 미안한 마음이 들만한 상황을 만들어 차에 타도록 유도한 뒤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유기 장소에 비해 유기 방식이 비교적 단조로운 것과 범행 전 피해자의 휴대폰을 꺼 추적을 피하는 점 등이 강호순의 사건과 흡사하다고 했다.

특히 강호순은 과거 가평 일대에 거주했다는 점에서 시신 유기 장소를 잘 알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작진은 강호순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했지만 강호순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는 허가하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구치소 측은 "사형확정자에 대한 접견은 엄정하고 안정된 관리를 요하는 교정시설의 특수성을 고려하고, 다수 피해자와 유가족의 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라며 불허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