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호남 텃밭 지키며 본전…與견제는 실패, 野주도권은 유지

입력 2024-10-17 16:29:47

이재명 "전통적 여당 강세 지역, 그대로 여당 강세 나타나…한동훈 승리 축하"
정권심판론 부각하며 부산 금정 등 노렸지만 탈환 실패…호남도 진검 승부
민주당 대안 주장하며 압박했던 조국혁신당 눌러…야권 리더 역할은 굳건
내달 사법리스크 앞두고 김건희 특검법·민생 문제 해결에 집중할 전망

17일 여의도 국민일보 컨벤션홀에서
17일 여의도 국민일보 컨벤션홀에서 '글로벌 경제안보 전쟁-한국의 생존전략'을 주제로 열린 2024 국민미래포럼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10‧16 재보궐선거에서 텃밭인 호남을 사수하면서 야권 주도권 유지에 성공했다. 선거법 등 1심 선고를 앞둔 이재명 대표도 최악의 결과는 피해 가면서 한숨 돌린 상황이다.

이 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4 국민미래포럼'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이번 선거 결과는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겠지만 우리 후보들이 다 선전했고, 전통적으로 여당 강세 지역은 그대로 여당 강세가 나타났다"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에게도 승리를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 강세 지역에서의 패배라고 인정하면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오히려 선거기간 대통령실과 각을 세웠던 한동훈 대표를 치켜세웠다.

민주당은 선거 결과와 관련해 "민주당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호남이 당에 대한 지지를 보낸 것"이라면서도 "부산 금정, 인천 강화에서 당선에 이르지 못한 것은 더욱 겸손한 자세로 한 발 더 민심에 다가서라는 질책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텃밭인 전남 영광과 곡성에서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을 눌렀고, 서울시 교육감도 진보 진영이 승리하면서 본전은 챙긴 상태다.

다만 여권의 텃밭인 부산 금정에서 큰 격차로 패배하면서 정권심판론 등 야심 차게 밀어붙였던 견제는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다음달 이 대표의 1심 선고 등을 앞두고 민심 지지를 바탕으로 사법리스크 대응을 강화하려던 구상도 차질을 빚게 됐다.

이 대표는 야권 내 리더 역할을 지킨 수준에 만족하고, 당분간 대선 행보보다는 민생 문제, 직면한 사법리스크 해결 등 내부 단합에 신경 쓸 것으로도 보인다.

조국혁신당의 경우 이번 패배가 뼈아픈 상황이다. 호남 교두보 확보에 실패했고 줄기차게 주장해 온 민주당 대안론도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기간 내내 호남에 살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의석수가 더 적은 진보당에도 밀리는 등 영향력을 제대로 보이지 못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주목할 것은 부산 금정구였는데 정권 평가로 보기에는 선거 사이즈가 크지 않아서 조직선거로 봐야 한다. 얼마나 조직을 잘 동원했는지에 대한 평가"라며 "이재명 대표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권 평가 측면에서 야당을 선택하길 원했겠지만 실질적으로 그런 사례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