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파문’ 여권 내 우려 증폭…명씨 추가 폭로 예고

입력 2024-10-16 18:24:17 수정 2024-10-16 20:34:12

명씨, 김건희 여사·대통령 등장 카카오톡 대화 공개하겠다 의사 밝혀
김 여사와 주변 인물들 명씨 고리로 선거 개입 의혹, 여권서도 증폭
與, 명씨 대선 경선 여론조사 조작 의혹 관련 당원명부 입수 경위 조사 방침

명태균씨가 15일 자신의 SNS에 공개한 김건희 여사와의 대화 내용. 명씨 페이스북 캡처
명태균씨가 15일 자신의 SNS에 공개한 김건희 여사와의 대화 내용. 명씨 페이스북 캡처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16일 김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이 등장하는 카카오톡 대화 메시지를 추가로 공개하겠다고 밝혀 정치권에 파장이 증폭되고 있다.

명 씨는 전날 김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라고 하는 등의 대화 내용을 캡처해 페이스북에 공개했고, 대통령실은 즉각 대화 속 '오빠'가 윤 대통령이 아니라 '김 여사의 친오빠'라는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이같은 대통령실 해명에 대해 명 씨가 부인하며 김 여사, 윤 대통령과 대화 내용을 추가로 폭로하겠다고 나서 파문이 장기화하는 분위기다.

명 씨는 16일 한 언론에 "(김 여사와 대화 내용을 언급하며) 그런 거 한 2천장은 된다"면서 그 대화 내역에 "(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 다 있다"고 했다.

또 "내일부터 계속 올릴 것이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사과할 때까지"라고 덧붙였다. 그는 윤 대통령이 메시지로 '체리 따봉' 이모티콘을 보냈다거나, '일 잘한다'는 내용을 보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명 씨 폭로가 이어질 조짐을 보이면서, 일각에선 김 여사나 주변 인물이 명 씨를 고리로 선거나 국정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여권은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국민의힘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친오빠였다고 하더라도 석연치 않다"며 "대통령실 설명이 맞기를 바라지만 만약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신뢰가 완전히 무너져 버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명 씨가 지난 대선 경선에서 당시 후보이던 윤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여론조사 결과 조작을 자신의 직원에게 요청하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한 것과 관련, 대선 경선 캠프에 제공되는 당원 명부의 입수 경위 조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당내 조사 결과 명 씨가 운영한 여론조사 업체가 당시 대선 경선 후보 캠프와 여론조사를 진행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대통령이 명 씨에게 비공식 여론조사를 지시하거나 결과를 보고받고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면, 정치자금법에서 규제하는 불법 기부행위 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국민의힘 서범수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를) 의뢰했는데 돈이 나가지 않았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17일 일반 당원인 명 씨에 대한 당무감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위법성이 밝혀지면 수사당국에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명태균 씨. 페이스북
명태균 씨.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