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뷰티 4대강국으로 성장…대구경북 기업도 두각

입력 2024-10-16 18:30:00

15일 오전 대구 수성구 지산동 박가문 매장에서 한 고객이 샤워필터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정우태 기자
15일 오전 대구 수성구 지산동 박가문 매장에서 한 고객이 샤워필터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정우태 기자

한국의 뷰티 산업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대구경북 뷰티산업도 눈에 띄는 성장을 기록하며 지역을 기반으로 한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커머스 플랫폼의 확대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과 우수한 품질을 앞세운 브랜드 이미지 강화로 'K 뷰티'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대구경북 뷰티기업도 성장 중

15일 오전 대구 수성구 지산동 코스메틱 기업 '박가분' 매장. 뷰티 브랜드 '뷰니오'('BU:NiO) 제품이 진열돼 있었다. 화장품 성분을 첨가해 민감한 피부 고민을 해결하는 생활용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경북 뷰티 산업이 성장을 거듭하는 가운데 우수한 품질력을 앞세운 지역 기업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뷰니오는 민감성 피부에 적합한 저자극 세안제와 자극 없는 필링젤, 진정·재생효과가 뛰어난 스킨케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모든 제품은 우수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인 CGMP를 충족하는 시설에서 생산된다. 서울 명동면세점을 비롯해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뷰니오 제품을 접할 수 있고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이가은 박가분 대표는 "화장품 기획부터 제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채널에 따라 주요 고객층이 원하는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샤워필터, 쿨 톤 업 선쿠션 등은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성서산업단지에 본사를 둔 한국비엔씨는 바이오 벤처기업 최초로 히알루론산 필러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화장품 브랜드 아이스트(I.st)를 앞세워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이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안티에이징·피부 건강을 위한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에는 비만치료제 등 사업 다각화에도 나서고 있다.

'위즈메디'는 피부과 전문의 최용훈·한윤수 대표가 설립한 뷰티기업으로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엄격하게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미용 관련 의약품으로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 수출 중심의 매출 성장이 눈에 띈다. 자체 브랜드 'DR. DMAE'를 보유하고 있으며 피부과 시술 관련 기기를 제작하며 사업 다각화에도 힘쓰고 있다.

한윤수 위즈메디 대표는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중동, 남미 등 해외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까다롭게 엄선한 원료와 의학 전문가의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뷰티 '4대 강국'…시장도 다변화

한국의 화장품 산업은 매년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은 전년 대비 6.4% 증가한 8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프랑스,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다.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 2013년 13억달러에 불과했으나 2021년 92억달러로 고점을 찍은 이후 잠시 주춤했으나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도 3분기까지 누적 수출 규모는 74억달러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직전 최대 기록인 2021년(68억달러) 보다 8.8% 늘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62억달러)에 비해 19.3% 증가한 수준이다.

대구경북 화장품 수출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대구지역 화장품 수출액은 2013년 17만1천달러에서 7천915만달러로 급증했다. 올 8월까지 수출액은 6천615만달러로 전년 대비 15.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경북의 화장품 수출액은 145만달러에서 1억2천299만달러로 커졌다. 올 8월 기준 누적 수출액은 1억688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1% 증가한 수준이다.

뷰티 산업은 2010년대 초까지 1세대 한류에 힘입어 중화권 국가에 집중했으나 최근에는 수출시장이 다변화되고 있다. 영화, 음악, 식음료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고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해외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창구가 마련되면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은 것이다.

실제 대구의 화장품 수출국 1위 중국(홍콩 포함)에 대한 의존도는 2013년 81%에 육박했지만 지난해 42%로 축소됐다. 경북 역시 중화권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2016년 80.8%로 최고점을 찍은 뒤 작년 기준 27.1%로 줄었다. 대신 미국과 유럽, 베트남, 인도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구경북 화장품 중화권 수출 비중 연도별 추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제공
대구경북 화장품 중화권 수출 비중 연도별 추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제공

경북 경산에 본사를 둔 위즈메디의 닥터드메 코스메틱 제품. 위즈메디 제공
경북 경산에 본사를 둔 위즈메디의 닥터드메 코스메틱 제품. 위즈메디 제공

◆정부, 지자체 뷰티산업 육성에 집중

뷰티 산업이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중소기업이 화장품 수출을 주도하고 있으나 급변하는 글로벌 트렌드 및 수출규제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전체 화장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3%로 집계됐다. 화장품은 이미 중소기업 수출 1위 품목에 올라섰고, 올 상반기에도 전년 대비 30.8%의 증가세를 보였다. 오는 2027년까지 화장품을 수출하는 중소기업 수는 1만곳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수출 유망기업을 발굴·육성하는 'K-뷰티 크리에이터 챌린지'를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과 연계를 통해 마케팅·수출 전략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또 화장품 수출 규제 대응을 지원하는 한편 혁신 제품을 신속하게 개발·생산할 수 있도록 정책자금, 스마트공장 등 지원 수단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난 2022년 중기부의 '지역중소기업 밸류체인(가치사슬) 컨버전스 지원사업'에 선정된 이후 지역 내 뷰티산업 강소기업을 발굴·육성하고 있다. 기술개발과 시제품 제작, 효능심사, 마케팅 등 사업화 전주기 지원을 통해 기업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또 지역 기업 간 연계 강화를 통해 동반성장을 유도한다. 뷰티 산업 밸류체인 구축 사업화 기간을 단축해 시장 진입을 돕고 매출 확대 및 고용창출을 유도해 선순환 체제를 확립한다는 목표다.

주관 기관인 대구테크노파크 관계자는 "기업 역량 강화를 통해 질적 성장을 유도하고 글로벌 시장 확대를 지원한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밸류체인 구성은 특성화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