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기 필리핀 사업장 방문한 까닭은

입력 2024-10-07 11:34:40 수정 2024-10-07 11:52:12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MLCC 제품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MLCC 제품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필리핀 칼람바에 위치한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했다. 이 회장은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기회 선점'을 강조했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6일 필리핀 칼람바에 위치한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해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경영진과 미래 사업 전략을 논의한 뒤 MLCC 공장을 직접 둘러봤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선점할 것을 당부했다.

현지에서 근무하는 임직원과 간담회를 갖고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며 애로사항을 경청하는 시간도 가졌다.

1997년에 설립된 필리핀 생산법인은 2012년 MLCC 제2공장을 준공하고, 2015년에는 2천880억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추가 증설하는 등 부산, 중국 톈진 생산법인과 함께 핵심 생산 거점으로 성장했다.

삼성전기는 필리핀 생산법인에서 2000년부터 정보기술(IT)용 MLCC, 인덕터 등을 생산해 왔으나,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고성능 전장용 MLCC 추가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차량용 전장 사업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이 회장은 작년 3월 톈진 사업장을 찾은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수원 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수시로 삼성전기 사업장을 찾아 고부가 MLCC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핵심 부품으로, 스마트폰과 전기차 등에 사용된다.

회로에 들어오는 전류가 일정하지 않으면 전자제품이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고장이 날 수 있어 MLCC가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MLCC 시장이 2023년 4조원에서 2028년 9조5천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IT용 MLCC가 1천개가량 탑재되는 것에 비해 전기차에는 전장용 MLCC가 1만8천∼2만개가 탑재되고, 가격도 3배 이상 높다.

1988년부터 MLCC를 개발·생산해 온 삼성전기는 MLCC의 핵심 원자재를 자체 개발·제조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MLCC 분야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와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전장용 MLCC 매출 1조원 달성 목표를 세우는 등 전장용 MLCC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