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요원한 영일만항 활성화…국제여객터미널 2단계 국비 '제로'

입력 2024-10-06 18:22:28

물동량, 지난해 전년 대비 늘었지만 팬데믹 이전 회복 요원
여객운송 국내선사 1곳뿐…국제노선은 아예 없어
정희용, "정부 영일만항 개발 나서도록 국감·예산안 심사 과정서 논의"

경주 강동면 형산에서 바라본 포항 시가지와 영일만항 모습. 매일신문 DB
경주 강동면 형산에서 바라본 포항 시가지와 영일만항 모습. 매일신문 DB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고령성주칠곡)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고령성주칠곡)

미래 북극항로 개척 가능성, '대왕고래 프로젝트', 2차전지 산업 부상 등으로 향후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경북 포항 영일만항이지만 활성화는 여전히 요원하다.

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고령성주칠곡)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영일만항 물동량은 231만2천635RT(운임톤)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영향을 받았던 전년(2022년, 196만7천225RT)보다 회복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치(274만2천737RT)에는 미치지 못했다.

국내 항만 총물동량이 2019년 대비 지난해 93.6% 수준으로 회복됐으나 영일만항은 84.3%에 그쳤다.

여객 분야 활성화는 더욱 멀다. 영일만항에서 연안여객선을 운영하는 선사는 2021년 9월 취항(포항~울릉, 뉴씨다오펄호)한 울릉크루즈㈜가 유일하고 국제노선은 전무하다.

특히 국제노선 유치를 위해 국제여객터미널에 CIQ(세관검사, 출입국관리, 검역) 기관이 들어올 공사(2단계 사업)를 추진해야 하지만 올해는 물론 내년 정부 예산안에 국비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도는 지난달 초 열린 국민의힘 지역 의원들과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외항정기여객선 및 크루즈 선박 유치를 위해 2단계 사업 추진이 꼭 필요하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를 위한 내년도 국비 예산 94억원을 국회 심사 과정에서 증액할 수 있도록 지역 의원들에게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

북극항로 활용을 위해 현재 추진 중인 사항도 ▷북극항로 입출항 선박에 대한 항만시설 사용료 감면(50%) ▷한-노르웨이, 한-덴마크 해운협력회의 ▷북극항로 국제세미나 개최 등 최소한의 수준에 그치고 있다.

북극항로의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쇄빙선 이용료, 보험료 등 추가 운항 비용이 발생하고 러-우 전쟁 등으로 단시일에 항로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제한적이란 것이다.

정희용 의원은 "물류뿐만 아니라 여객 분야까지 포함해 영일만항이 조기에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해양수산부가 영일만항 개발에 전향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논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포항 영일만항 전경. 매일신문 DB
포항 영일만항 전경. 매일신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