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2개월 만에 피벗?… 물가안정·내수부진에 금리 인하 전망 ↑

입력 2024-10-06 18:30:00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11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금리 인하 가능성… 물가 상승 안정세, 내수 부진 우려
가계대출, 집값 상승세 여전… 내달 금리 인하 관측도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11일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앞두고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큰 폭으로 내린 데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목표치(2%)를 달성해 금리 인하 요건이 어느 정도 갖춰졌다는 판단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10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린 뒤 지난해 1월부터 14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연 3.50%로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금리를 내리면 3년 2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이뤄지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번 달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p)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우선 관리 목표인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보인 데다 내수를 중심으로 한 경기부진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대비)은 지난 3월 3.1%에서 4월 2.9%, 6월 2.4%, 8월 2.0% 등으로 낮아졌고 지난달(1.6%) 1%대로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달 18일(현지시각) 4.75~5.0%로 금리를 0.50%p 내린 것도 이달 국내 금리 인하 전망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지난 7월 평균 1천383.38원까지 올랐던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8월 1천354.15원, 지난달 1천334.82원으로 하락세다.

반면 가계대출과 수도권 집값 상승세를 고려하면 금리 인하가 다음 달로 미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9천671억원으로, 지난 8월(725조3천642억원)보다 5조6천29억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지난 8월(9조6천259억원)보다 4조원가량 축소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규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 이후 가계대출 등 금융안정 측면을 강조하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들어 위원들의 발언 스탠스(기조)에 변화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를 10월에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다"며 "미국 통화정책이 경기 연착륙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한은 통화정책 또한 점차 성장에 맞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성환 한은 금통위원은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 상승 모멘텀(동력)이 확실하게 둔화할 때까지 (금리 인하를) 기다릴 여유는 없다.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그만큼 녹록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신 위원은 또 "내수적 관점에서 (금리 인하가) 후행적이라는 데 생각을 같이한다"면서 "물가와 내수 관계만 보면 금리를 유지할 이유가 없는데, 집값 급등에 따른 금융안정 문제가 등장하면서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