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 거듭하는 달서구의회…상임위원장 '셀카 영상' 탓 조례 검토도 못 해

입력 2024-10-02 17:31:19 수정 2024-10-02 21:51:41

이진환 기재위 위원장, 비공개 회의 영상 촬영 논란
위원장·위원 갈등 탓 회의도 다른날로 미뤄져
2일 열린 본회의장에선 사퇴 공방도

대구 달서구의회 전경
대구 달서구의회 전경

지난 5월 '술판' 국외연수를 다녀와 논란을 빚었던 대구 달서구의회의에서, 이번에는 이진환 기획재경위원장의 '회의장 셀카 동영상 촬영' 논란이 발생했다. 셀카 동영상 논란으로 인해 이날 회의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조례안 검토와 구정 업무 보고도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대구 달서구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에 열린 기재위는 이 위원장과 타 구의원들의 갈등으로 제대로 된 개회선언도 하지 못한 채 연기됐다.

기재위 소속 구의원들은 이 위원장의 동영상 촬영을 문제 삼았다. 이 위원장이 전날인 25일 회의 내내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영상을 찍은 뒤 지지자들이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을 공유한 뒤 동료 의원들을 비판하는 글을 게시했기 때문이다. 달서구의회 규칙 제74조에 따르면 구의원은 본회의 또는 위원회의 회의장 안에서 의장의 허가를 받지 않은 자료·문서 등 인쇄물 배포나 녹음·녹화·촬영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이 위원장이 올린 영상에는 그가 '달서디지털체험센터 및 달서디지털창작센터 민간위탁 동의안' 통과를 반대하는 모습이 담겨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는 해당 동의안과 '디지털체험교육시설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이 함께 상정됐는데, 이 위원장이 "조례안 통과 전에 민간위탁 동의안을 함께 상정하는 것은 어긋난다"라고 주장했다. 당시 타 기재위 위원들은 의사일정 등을 고려해 동의안 통과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임위에서 시작된 갈등은 2일 열린 본회의장에서도 계속됐다. 임미연 기재위 부위원장은 이날 신상발언을 통해 "기재위원장이 건강 악화와 최근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로 원만한 회의 진행이 불가한 만큼 위원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길 바란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임 부위원장이 건강 문제를 거론한 이유는, 이 위원장이 27일과 30일 열린 기재위에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청가를 내고 불참했기 때문이다.

한편 사퇴 요구에 대해 이 위원장은 "건강이 그렇게까지 안 좋지는 않다. 25일 찍은 영상은 나만 얼굴이 나와 문제가 없다는 생각에 올렸고, 동료 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해 곧바로 원본까지 지웠다"며 "전반기부터 의회 내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외유성 논란이 있던 국외연수, 의회 기념품 지급 등 깨끗한 의회를 만들기 위해 나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