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수출 엇갈린 희비…배터리 소재 '흐림' 의료기기 '맑음'

입력 2024-09-24 18:30:00 수정 2024-09-24 18:41:21

부산항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부산항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대구경북 수출 성적표의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높은 성장세를 지속해왔던 2차전지가 올해 들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면서 8월 기준 대구지역 수출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경북 역시 7월에 이어 수출액이 소폭 증가했으나 누적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 역성장했다.

대구경북 2차전지 소재(기타정밀화학원료) 수출 현황.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제공
대구경북 2차전지 소재(기타정밀화학원료) 수출 현황.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제공

24일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2차전재 소재인 '기타정밀화학원료'의 지난달 수출액은 9천900만달러로 전년 대비 64.9% 하락했다. 8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5%줄어든 9억9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경북의 기타정밀화학원료 수출액은 8월까지 17억달러로 전년 대비 39.9% 감소했다. 올해 들어 매월 두 자릿수 이상 하락률을 유지하고 있다. 2차전지 소재는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지역 주력 수출품으로 자리매김했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로 조정 국면을 맞은 것이다.

농기계 수출도 주춤한 상태다. 경작기계는 지난 2021년 지역 수출품목 상위 3위에 올랐고 이듬해 역대 최대 수출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지난해 수출액이 감소하기 시작했고, 올해는 전년 대비 수출액이 32.4%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9위로 밀렸다.

주력 시장인 북미 시장에서 한국 농기계 제품의 점유율을 늘리는 데 성공했으나 이후 상승 동력이 약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유럽, 동남아시아 등 시장 다변화와 기후위기에 따른 고도화된 제품에 대한 수요 증대로 중장기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제공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제공

반면 의료기기, 반도체 회로기판 등 신산업 분야는 견조한 상승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대구지역 의료기기 수출은 8월까지 누적 1억9천700만달러로 전년 동월에 비해 65.5% 급증했다. 한국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0년 2.8%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2.9%로 뛰었고 현재 18.4%까지 성장했다. 의료기기 수출실적은 경기, 서울에 이어 대구가 전국 3위에 해당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들어가는 인쇄회로기판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올 8월까지 누적 수출 금액은 3억5천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2% 늘었다. 경북 역시 지난달 무선통신기기부품(84.9%↑), 평판디스플레이(16.0%↑) 등 IT 제품 수출이 확대되며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권오영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차부품, 섬유, 철강 등 지역 기반산업이 선전하고 있다. 2차전지, 농기계 산업의 경우 그동안 급격한 성장을 이루면서 현재 '역기저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업황에 따라 점진적으로 실적도 개선될 수 있다"며 "의료기기를 필두로 한 의료산업의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