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경찰, 갱단 전용 앱 해킹해 한국계 개발자 등 38명 체포

입력 2024-09-19 15:57:22 수정 2024-09-19 18:22:40

암호화된 메시지 앱 '고스트' 개발…사용료로 6개월에 213만원 받아
전 세계 9개국이 공조해 각국 고스트 사용자들 체포

호주 연방 경찰(AFP)이 시드니에서 범죄에 사용된 메시지 앱 고스트 개발자인 정모씨를 체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주 연방 경찰(AFP)이 시드니에서 범죄에 사용된 메시지 앱 고스트 개발자인 정모씨를 체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주 연방 경찰(AFP)이 범죄 목적으로 만들어진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고 관리한 한국계 남성을 포함한 이용자 등 38명을 체포했다.

19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AFP는 700명에 달하는 경력을 투입해 17일과 18일 호주 4개 주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38명의 범죄 용의자를 체포하고, 마약 205㎏과 불법무기 25정, 현금 120만 호주달러(약 11억원)를 압수했다.

AFP는 이들이 '고스트'라 불리는 암호화된 메시지 앱을 사용해 마약 밀매와 무기 거래, 돈세탁, 살인, 폭력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이 앱을 만들고 관리했던 정모(32) 씨는 시드니 남서부에서 체포됐다.

AFP에 따르면 정 씨는 2017년 이 메시지 앱을 개발했으며, 절대 해킹될 수 없는 앱이라고 광고했다. 그는 앱이 담긴 개조된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6개월 사용료로 2천350 호주달러(약 213만원)를 받았다. 정 씨는 범죄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 앱이 담긴 특수 단말기를 전 세계에 600대 이상 판매했다. AFP는 정씨가 이를 통해 상당한 범죄 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 ABC는 정 씨가 낮에는 부모님의 청소 사업을 도우면서 밤에는 고스트의 배후로 활동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경찰은 고스트 해킹에 성공했고, 지난 3월부터 이 앱을 감시해 살해나 납치, 심각한 폭력을 당할 뻔한 사람 50명을 구했다고 밝혔다. 또, 이탈리아와 아일랜드, 스웨덴, 캐나다 등 전 세계 9개국 경찰들이 공조해 각국 고스트 사용자들을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