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당신의 ‘추구미’는 무엇인가요? 추구미 대탐구!

입력 2024-09-20 06:30:00

패션부터 라이프스타일, 가치관 등
폭넓은 분야에서 '추구하는 아름다움'
SNS 등에 추구미 찾는 법 공유하거나
추구미 테스트 등 다양한 콘텐츠 인기

추구미 테스트. 인터랙티브 웹 플랫폼 메타브 사이트 캡처
추구미 테스트. 인터랙티브 웹 플랫폼 메타브 사이트 캡처
추구미 테스트. 인터랙티브 웹 플랫폼 메타브 사이트 캡처
추구미 테스트. 인터랙티브 웹 플랫폼 메타브 사이트 캡처

"나의 단발머리 추구미는 뉴진스 하니였으나 도달가능미는 최양락이었다."

'추구미'와 '도달가능미', 들어본 적 있어? 요즘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에게 추구미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어. 자신의 성격과 취향 등을 탐구하고 정의하기 좋아하는 세대답지. 이번 주 주말&은 추구미를 추구하는 이유부터 주말&팀 기자들의 추구미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 도달가능미에 대한 얘기까지 종합적으로 담아볼게. 자, 이제 한 편의 연극이 펼쳐질거야!

◆롤모델·워너비 넘어 추구미!

Scene#1. 텅 빈 무대 위, 홀로 서 있는 최 기자. 핀 조명이 '탁' 소리를 내며 최 기자를 비추고, 독백을 시작하는 최 기자.

최: (왼쪽으로 한 걸음씩 걸어가며) '추구미'라고 들어봤어? '추구하다'는 말과 '아름다울 미(美)' 자가 합쳐진 신조어야. 내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이라는 건데, 이건 인물부터 분위기, 패션, 뷰티, 라이프 스타일, 가치관, 성격까지 아주 범위가 넓게 적용돼. 지금까지는 롤모델, 워너비 등으로 불려왔던 게 좀 더 확장된 개념이랄까?

(다시 오른쪽으로 한 걸음씩 걸어가며) SNS나 블로그에는 나의 추구미를 소개하는 글이 넘쳐나고, 나의 추구미와 현실의 내 모습을 비교해 테스트할 수 있는 사이트도 인기야. 각자가 자신만의 다양한 추구미를 파악하고 서로 공유하며,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가 잘파세대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져 있어.

('탁' 소리를 내며 꺼지는 핀 조명)

각자의 다양한 추구미를 공유하는 블로그 게시글들. 네이버 캡처
각자의 다양한 추구미를 공유하는 블로그 게시글들. 네이버 캡처
유튜브에서 추구미를 검색하면 추구미를 찾는 방법부터 추구미를 실현하는 방법까지 다양한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온다. 유튜브 캡처
유튜브에서 추구미를 검색하면 추구미를 찾는 방법부터 추구미를 실현하는 방법까지 다양한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온다. 유튜브 캡처

◆누구나 마음 속에 추구미 하나쯤은 있다

Scene#2. 어느 날 회사에 모인 주말& 팀 기자 세 명. 커피를 앞에 두고 둘러앉아 각자의 추구미에 대한 대화를 시작한다. 편의상 대화는 모두 반모(반말 모드).

이: 최근에 알아낸 내 추구미부터 얘기해볼게. 2024 가을 겨울 패션 트렌드라는 드뮤어룩은 단어 뜻 그대로 차분하고 깔끔한, 과하지 않은 절제미가 있는 패션을 말한대. 그래, 내 추구미를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바로 드뮤어룩이었어! 자연스럽게, 평소 드뮤어룩이 잘 어울리는 연예인인 이청아의 스타일을 좋아해왔다는 게 떠올랐지. 가을에 태어나서 그런가? 가을의 분위기를 좋아하고, 나에게 그런 분위기가 감돌았으면 해. 마침 가을이다 예쓰!

최: 나는 퍼스널 컬러로 추구미의 가이드를 정한 것 같아. 겨울 쿨톤(이하 겨쿨)으로 진단 받았는데, 겨쿨은 무채색과 파란색 계열, 채도 높은 빨강-분홍이 잘 받는다고 해. 내 옷장에 있는 대부분의 옷이 그 색이야. 나처럼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망설여지거나 시간 낭비하기 싫다면, 전문가로부터 퍼스널 컬러 컨설팅을 받는 것만으로 추구미의 방향을 정할 수 있을 것 같아.

한: 현정 선배, 퍼스널 컬러 겨쿨로 진단 받았구나. 선배 퍼스널 컬러 도둑질 좀 해도 될까? 왜냐하면 나 요즘 겨쿨 추구하고 살고 있거든, 하하. 내 추구미를 대표하는 연예인이라고 하면, 배우 한소희! 화려한 TV 속 모습과 달리 SNS나 팬들과 소통할 때의 모습은 털털, 시크 그 자체야. 부정하고 싶지만, 나는 사실 '가을 웜' 진단을 받은 적 있어. 진단해준 선생님이 배우 박시연 스타일을 추구하면 된다고 추구미 대상까지 정해줬지 뭐야? 그치만 나는 퍼스널 컬러고 뭐고 내가 추구하는 모습대로 나를 꾸미고 싶어! 가을 웜이고 뭐고 그렇게 진단 받는다고 그렇게 살라는 법 있어?

이: 그렇구나. 그럼 다들 내면적인 추구미는 있어? 나는 원래 성격이 무척 급해. 그래서 성격이 (적당히)느긋하고 차분한, 빠르지 않게 조곤조곤 얘기하는 사람이 내 추구미랄까. 추구미의 범위가 상당히 넓네.

최: 나도 타고난 기질과 반대의 기질을 추구해! 워낙 예민해서, 단순하고 무던한 사람이 되는 게 내 추구미였지. 그런 친구들을 옆에 두고, 많이 닮으려고 노력했어. 그래서 지금까지도 늘 닮고 싶은 사람으로 꼽는 사람이 김연아야. 늘 그 유명한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거지"라는 '연아적 사고'를 하려고 해.

한: 내 내면의 추구미는 '고양이'야. 갑자기 뭔 고양이냐구? 그 친구들이 '지 쪼대로'(자기 마음대로) 살거든. 어느 날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왔는데 고양이 한 마리가 차 지붕에 올라가 있더라고. 자기 차도 아니면서 위풍당당하게 올라가 있는 모습에 무릎을 탁 쳤어. 세상은 내 것이 아니지만 내 것인 것 마냥, 저 고양이처럼 살아야겠다고! 요즘에는 스스로에게 더 자주 물어.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라고.

최: 혹시 변호사 인턴 프로그램 '굿피플'과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하트시그널 4'에 출연한 이주미 변호사 알아? 난 그의 브이로그와 블로그를 즐겨봐. 대학생일 때엔 저런 사회인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사회인이 되고 난 지금은 방을 감각적으로 꾸미고, 요리하고, 운동하는 등 자신의 생활을 건강하게 꾸려나가는 모습에 좋은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아. 자신의 일과 삶을 야무지게 챙기는 모습이 요즘 2030 여성들의 추구미와 맞아 떨어지면서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더라.

한: 나는 모든 일을 '갓벽'(갓+완벽)하게 처리하면서도 딱딱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모습을 추구해. '아이유' 같은 사람이랄까? 유튜브에서 감기 몸살을 심하게 앓고 있는데도 신곡 녹음을 완벽하게 해내더라고. "피 토하는 모습도 남겨 놔야 해"라면서 호탕하게 웃어보이는 모습에서 주변 스태프들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배려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 책임감 있게 일하면서도 주변 사람들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는 존재가 되는 것이 직장인으로서의 내 추구미야!

추구미를 찾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로 꼽히는 핀터레스트. 좋아하는 이미지에 맞게 알고리즘을 구성해주며, 이미지를 앨범에 저장할 수도 있다. 핀터레스트 캡처
추구미를 찾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로 꼽히는 핀터레스트. 좋아하는 이미지에 맞게 알고리즘을 구성해주며, 이미지를 앨범에 저장할 수도 있다. 핀터레스트 캡처
추구미를 찾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로 꼽히는 핀터레스트. 좋아하는 이미지에 맞게 알고리즘을 구성해주며, 이미지를 앨범에 저장할 수도 있다. 핀터레스트 캡처
추구미를 찾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로 꼽히는 핀터레스트. 좋아하는 이미지에 맞게 알고리즘을 구성해주며, 이미지를 앨범에 저장할 수도 있다. 핀터레스트 캡처

이: 정말 다양한 추구미가 있네. 나는 요즘 인테리어에 빠져있어. 그래서 사진을 많이 찾아보는데, 미국의 이미지 공유형 소셜미디어인 핀터레스트는 세계 각국의 인테리어 이미지들이 모여있어서 좋아. 예쁘다고 생각한 이미지를 수집해놓으면 나의 추구미를 더욱 확실히 알 수 있더라고.

한: 오 연정 선배, 나도 핀터레스트 중독자야. 나는 내가 추구하는 온갖 종류의 것들을 '이미지화'하기 위해 핀터레스트를 써. 이미지를 수집해놓으면 나의 추구미를 더욱 확실히 알 수 있다는 말에 백번 천번 공감해.

이: 가장 중요한 추구미는 뭐라고 생각해? 나는 충조평판(충고·조언·평가·판단)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건데, 이건 너무너무너무 어려워. 평생 도달하기 어려운 추구미가 될 것 같아.

한: 선배들,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고 들어봤어? 중국 당나라 때 관리를 등용하는 시험에서 인물 평가의 기준으로 삼았던 신체·말씨·글씨·판단 등 네 가지를 이르는 말이래. 내 추구미가 바로 이거야! 이 네 가지를 관통하는 건 깔끔함과 균형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항상 점검해. 결국 외적인 관리가 내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믿기 때문이야.

최: 생각해보니 누군가를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것이 아닌, '건강한 추구미'는 삶을 잘 굴러가게 해주는 동력이 되는 것 같아. 나한테 없는 부분을 파악하고, 있었으면 하는 누군가의 장점을 갖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나만이 갖고 있는 부분과 잘 더해져 새로운 개성이 되는 것 같아서 건강한 추구미를 찬성해! 팍팍한 삶에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라는 생각도 들어.

(세 기자 모두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다.)

인스타그램 추구미 관련 계정. 각각의 추구미와 관련된 이미지를 모아뒀다.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 추구미 관련 계정. 각각의 추구미와 관련된 이미지를 모아뒀다. 인스타그램 캡처
패션
패션 '추구미'를 차곡차곡 모아놓은 최 기자의 폰 메모장.

◆인생은 추구미와 도달 가능미 사이 그 어디쯤…

Scene#3. 다시 텅 빈 무대. 한 기자가 홀로 의자에 앉아 있다. 핀 조명이 '탁' 소리를 내며 한 기자를 비추고, 독백을 시작한다.

추구미가 있다면 도달 가능미도 있다는 것, 알아? 추구미가 이상향이라면 도달 가능미는 말 그대로 내가 현실에서 실제로 도달할 수 있는 모습을 말해.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이 크면 유머 소재가 되기도 하는데, 그거야말로 정말 '웃픈' 일이 아닐 수 없어.

예를 들면 내 추구미는 완벽한 아침형 인간이지만, 도달 가능미는 일찍 일어난 탓에 오후 내내 졸고 있는 나의 모습인거지. 혹은 미니멀리스트가 추구미지만 도달 가능미는 맥시멀리스트인 경우거나.

(자세를 고쳐 앉으며) 근데 추구미와 도달 가능미에 대해 취재하고 얘기를 나눠보며 우리는 깨달았어.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거야. 나에게 부족한 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 부분을 메우기 위한 노력들 모두가 더 좋은 사람이 되는 방향을 향해 가고 있는 거잖아.

그러니 내 도달 가능미가 어떻든, 우리 각자의 추구미를 향해 오늘도 열심히 살아보자구. 혹시 모르잖아? 내가 어느 날, 추구하던 그 모습대로 살고 있을 지.

(핀 조명이 '탁' 소리를 내며 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