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지출·집안일 부담·경력단절까지
사회가 정한 적정 시기 지나면 결혼 힘들어
개인적 요인·구조적 문제 뒤섞인 현상…정책적 해법 고려해야
최근 결혼을 포기하거나 고민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결혼 후 책임져야 하는 각종 집안일과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고, 개인적으로도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20대 여성의 비혼할 결심…"집안일 부담에 경력단절까지"
4년 전 공무원이 돼 이제 20대 후반에 접어든 여성 민혜빈(가명·28) 씨는 언젠가부터 결혼 생각을 접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중요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흔히 말하는 '집안일'을 도맡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기 때문이다.
얼마 전 건강 문제로 민씨의 어머니가 출가하고, 민씨는 아버지와 단둘이 살게 됐다. 그는 이때 가정에서 '여성'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 체감했다. 여성의 가사전담을 당연하게 여기는 주변 시선 역시 비혼을 다짐하게 된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직·간접적으로 결혼에 드는 막대한 비용도 부담이다. 지금 벌고 모아둔 돈, 당장 써야 하는 생활비 등 각종 지출을 고려하면, 결혼이란 사치품처럼 느껴진다.
비혼을 결심한 사람 중 여성의 비중이 높은 이유에 대해선 '경력단절'이 원인일 것이라 짐작한다. 주위를 살펴보면 결혼 후 아내나 엄마 역할을 하면서 휴직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동료들이 쉬는 동안 일에 대한 갈증을 크게 느끼는 걸 가까이서 지켜봤다.
결혼 후 자유로움이 사라진 친구들을 보면, 비혼 선택이 옳았다고 느낀다.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은 행복해하기도 하지만, 시댁과의 갈등을 겪거나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지도 못한다.
◆결혼, '꼭 하겠다'는 적극적 의지 없어
대구의 한 공기업에서 근무하는 송한울(가명‧37) 씨는 그간 결혼을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하지 말아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적도 없었다. 다만 몇 년 새 사귀던 사람과 두 번 헤어졌고 이성을 만날 기회도 자연스레 줄면서,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것이 됐다.
송씨는 "정말 결혼을 약속할 만한 사람이 나타난다면 결혼하는 쪽으로 생각이 정리될 것 같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 적극적으로 상대를 찾아 나설 의지까지는 없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기회도 자연스레 줄었고, 이런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쩌다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가도, 이런저런 조건을 따지다 보면 다시 '포기해야겠다'는 마음이다. 송씨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이기도 한데, 타인과의 비교가 너무 쉽게 이뤄진다"며 "두 사람이 결혼하고 싶으면 하는 건데, 외부적 요인을 고려하다 포기하는 일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미래 세대의 결혼을 장려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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