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워싱'(Greenwashing)에 대한 국내외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그린워싱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인식과 대응 수준이 크게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내 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그린워싱 기준에 대해 전체의 45%가 '잘 몰랐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이밖에 '매우 잘 알아', '어느 정도 알아'는 각각 10%, 26%였다. '보통'은 19%였다.
또 응답 기업의 36%는 자사의 그린워싱 대응 수준에 대해 '낮다'고, 8%는 '매우 낮다'고 응답했다. '보통'은 31%, '높음'과 '매우 높음'은 21%, 4%였다.
특히 절반에 가까운 48%는 내부 시스템이나 절차를 '구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구축했다'는 32%, '구축 예정'은 2%로 집계됐다. 이처럼 그린워싱 방지를 위한 내부 시스템, 절차를 구축하지 못한 이유로 기업들은 '전담 부서 부재'(31.3%), '경영진의 인식 부족'(25.0%), '내부 전문인력 부족'(22.9%), '비용 및 자원제한'(20.8%) 등을 꼽았다.
국내에서도 환경부의 '환경성 표시 광고 관리제도에 관한 고시'와 공정거래위원회의 '환경 관련 표시 광고에 관한 심사지침'을 마련한 상태다. 그러나 그린워시 규정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 수준도 낮은 편이다. 이와 관련해 '둘 다 모른다'는 응답이 57%에 달했다. '모두 알고 있다'는 응답은 24%로 절반에도 못미쳤다.
아울러 응답 기업의 59%는 '상세 가이드라인 지침 부족'을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환경부와 공정위가 구체적 사례를 포함한 가이드라인을 배포하지만 기업들이 체감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그린워싱 여부 판별 검증체계 부재, 내부 전문인력 부족, 경영진 및 현업부서 관심 부족, 과도한 대응 비용 부담 등을 애로로 제시했다. 필요한 정책과제로는 '상세 가이드라인 지침 제공'(6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그린워싱과 관련해 정부는 단속과 처벌보다는 지침과 가이드라인의 대외 홍보를 강화해 기업이 알기 쉽게 상세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고, 기업들은 전담 조직을 구성하는 등 대응체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그린워싱 관련 동향 정보 전달과 교육자료 제공, 세미나 개최를 이어가고, 그린워싱 가이드북 제작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린워싱= 녹색(Green)과 세탁(White Washing)이 결합한 단어. 친환경적이지 않은 제품이나 기업의 경영활동을 친환경적인 것처럼 표현하는 부당한 환경성 표시 광고 행위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