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장학재단 광고·홍보비 'KBS 몰아주기' 특혜 의혹

입력 2024-09-05 17:21:19 수정 2024-09-05 20:19:46

6년간 광고·홍보비 71억 중 36억 KBS에 집행
올해 집행 24억 중 22억 KBS 한 프로그램 협찬
본사 소재 대구·경북신문사 쥐꼬리…2021~2022년 '0원'

한국장학재단 전경
한국장학재단 전경

한국장학재단이 광고·홍보비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특정언론사에 수십억원을 몰아줘 '특혜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올해 집행한 광고·홍보비 24억원 중 22억원을 KBS 한 프로그램에 협찬한 반면, 본사 소재지인 대구·경북 신문사에 2021~2022년 집행금액은 '0원'으로, 지역과의 상생 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사는 중이다.

5일 한국장학재단의 2019~2024년 광고·홍보비 집행내역에 따르면 한국언론재단을 통해 6년간 국내 언론사에 집행한 광고·홍보비 71억여 원 중 절반이 넘는 36억여 원을 KBS에 집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국장학재단은 올해 8월말까지 집행한 광고·홍보비 24억2천800만원 중 22억4천만원을 KBS의 '직업계고 및 고졸취업 인식개선을 위한 TV프로그램' 협찬광고로 집행했다. 재단은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KBS의 같은 프로그램에 2억8천만원을 협찬광고로 집행했다.

한국장학재단은 매년 KBS에 대한 광고비 비중을 높여가고 있는 추세다.

2019년 전체금액 대비 KBS에 지출 비중은 18.6%, 2020년 20.6%, 2021년에는 53.8%로 절반을 넘었다. 올해에는 8월 기준 전체 광고비의 92%를 KBS에 집행했다.

한국장학재단은 유독 방송사에 광고홍보비를 후하게 지출했다.

2019년 기준 KBS 2억3천800만원, MBC 4억6천200만원, SBS 1억8천만원을 집행했다.

반면 본사 소재지인 대구·경북지역 언론사에는 인색했다.

2020년 대구지역 신문사 2곳에 850만원을 집행했으며, 경북지역 2개 신문사에 300만원을 집행했다. 2021~2022년 대구·경북지역 신문사 집행금액은 '0원'이다.

2023년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에 대구 출신 배병일 전 영남대 부총장이 취임했으나 광고·홍보비에 대한 지역 기여도는 높아지지 않았다.

한국장학재단 측은 당초 언론사 광고홍보비 책정을 한국언론재단이 주도한다고 해명을 하다 취재가 시작되자 관련 언론사 선정 근거 및 금액 기준은 사실상 없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장학재단 국민소통부 관계자는 "방송사의 경우 광고도 오래나가고 광고비가 비싸기 때문에 많이 지출됐다. KBS에 22억원 지출한 협찬비용은 교육부에서 예산을 만들어 내려왔기 때문에 집행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