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AI 검색대전] 퍼플렉시티 상륙 본격화…검색 시장 판도 변하나

입력 2024-09-03 18:30:00 수정 2024-09-03 20:45:42

퍼플렉시티 실행 화면. 미국의 인공지능(AI) 검색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는 엔비디아 등 유망 기업의 투자를 받아 창업한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연합뉴스
퍼플렉시티 실행 화면. 미국의 인공지능(AI) 검색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는 엔비디아 등 유망 기업의 투자를 받아 창업한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SKT는 미국의 인공지능(AI) 검색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와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재 SKT는 자사의 AI앱 에이닷과 퍼플렉시티를 연계하는 등 관련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SKT 제공
지난 2월 SKT는 미국의 인공지능(AI) 검색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와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재 SKT는 자사의 AI앱 에이닷과 퍼플렉시티를 연계하는 등 관련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SKT 제공

세계는 지금 인공지능(AI) 검색대전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생성형 AI의 급부상으로 검색엔진 시장도 큰 변화를 맞고 있다. 키워드 중심의 검색에서 AI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AI 인프라를 포함한 첨단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업계에서 한때 1위를 달리던 미국의 인텔이 몰락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검색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 검색 시장의 90%를 장악한 구글과 국내 포털업계의 절대 강자 네이버도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퍼플렉시티 검색 화면. 유지비에 따른 자동차 브랜드 표를 검색하자 단시간 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정보의 근거가 되는 출처 링크도 상단에 표시된다.
퍼플렉시티 검색 화면. 유지비에 따른 자동차 브랜드 표를 검색하자 단시간 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정보의 근거가 되는 출처 링크도 상단에 표시된다.

◆ 구글 대항마 '퍼플렉시티' 상륙 초읽기

생성형 AI를 탑재한 검색엔진 '퍼플렉시티'(Perplexity)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퍼플렉시티는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스타트업이다.

구글의 대항마로 떠오른 퍼플렉시티는 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와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도 퍼플렉시티에 대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2022년 8월 창업 이후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어선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SKT)이 퍼플렉시티와 협력을 강화하면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자체 AI서비스 '에이닷'에 퍼플렉시티 연계해 서비스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최근 에이닷 이용자 수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에이닷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06만명으로 챗GPT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퍼플렉시티의 생성형 AI 검색엔진은 검색 후 신속하게 답변을 내놓고 사용자에게 정확한 출처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후속 질문 리스트를 제공해 심층적인 검색이 가능하다.

가령 '유지비가 저렴한 자동차'를 검색하면 최근 10년간 자동차 브랜드별 유지비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제시한다. 검색어 입력 후 10초 만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근거가 되는 자료의 출처 링크와 각 제조사별 차량 모델명과 유지비 절감 팁도 함께 제공한다.

특히 키워드 검색과 달리, 사람과 소통하는 것과 유사한 '대화형' 검색이라는 차별성을 지닌다. 사용자가 직접 정보를 선별하는 작업을 요구하지 않고 질문·답변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향후 한국 시장 공략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최고경영자)는 이달 중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앞서 지난 6월 드미트리 쉬벨렌코 퍼플렉시티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가 한국무역협회 주관 행사에 참석해 AI 검색엔진 사업 모델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인터넷트렌드제공
인터넷트렌드제공

◆AI 기술 보편화, 검색시장 판도 흔드나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으로 검색엔진 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국내 시장의 경우 네이버가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으나 최근 점유율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웹 데이터 분석 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검색엔진 점유율은 네이버(57.29%), 구글(33.81%), 다음(3.99%), MSbing(2.88%) 순으로 집계됐다.

네이버는 지난해까지 6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했으나 올해들어 점유율이 소폭 줄었다. 반면 챗GPT 등 생성형AI 기술을 접목한 마이크로소프트의 MSbing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이 6년 만에 90%로 떨어졌다. 여전히 절대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2018년 이후 수년간 91~92% 선을 지켜왔던 점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경쟁자가 등장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생성형 AI 기반 검색으로 전환이 가시화되면서 기업들은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구글은 'AI 오버뷰' 서비스를 내놨다. AI 오버뷰는 검색 시스템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답변을 요약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상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링크를 함께 제공한다.

네이버 역시 자사의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검색 서비스 '큐:'를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 PC버전만 이용 가능하지만 연내 모바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IT업계 관계자는 "검색엔진을 이용하는 목적은 궁금증을 해결하고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다. 기존 검색엔진은 수많은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AI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는 형태로 변화가 시작되는 단계로 볼 수 있다"면서 "AI 기반 검색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