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희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AI정책연구팀장
최근 AI(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우리 일상 속에서 AI를 접할 기회가 부쩍 늘고 있다. 챗봇부터 음성 비서, 디자인 도구, 헬스케어 앱까지 다양한 AI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며 누구나 손쉽게 AI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AI 무료 서비스의 대표적인 예로는 챗봇을 들 수 있다. OpenAI의 챗GPT(ChatGPT)는 그동안 많은 이들이 자연어 처리 기술의 진화를 체감하게 해준 서비스다. 누구나 웹사이트에 접속해 간단한 질문을 하거나 복잡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무료로 제공된다. 물론 더 빠르고 고도화된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유료 구독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무료 버전만으로도 상당히 많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는 스마트폰과 스마트 스피커에 내장된 음성 비서들이다. 애플의 시리(Siri)나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는 그야말로 우리 손끝과 목소리만으로 정보를 얻고 일정을 관리할 수 있는 편리함을 선사한다. 이러한 음성 비서들은 기본적으로 무료로 제공되며, 사용자의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이들 서비스는 AI 기술이 얼마나 사용자 친화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이들 무료 서비스가 과연 언제까지, 그리고 어디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애플이 AI 기능을 스마트폰에 탑재하면서 'AI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애플은 2024년 가을에 출시될 제품에 '애플 인텔리전스'라는 AI 기능을 도입하고, 이를 월 20달러(약 2만 7000원)에 유료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이는 AI 기능이 구독 경제 모델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애플이 AI 투자 비용을 사용자에게 전가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현재 AI 기능의 유료화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오피스 앱에 도입된 '코파일럿 프로' 등에서 이미 진행 중이다. MS는 오피스 앱에 AI를 접목해 문서 작성과 데이터 분석을 돕는 서비스를 월 20달러에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AI 유료화는 기존의 생성형 AI 챗봇 서비스에서 더 나아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AI 기능을 추가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빅테크의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AI폰 시장을 개척한 이후 당장은 AI 기능의 유료화보다는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역시 AI 기능의 완전 무료 제공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2026년부터 AI 기능을 유료화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 테크 기업들이 AI 기능의 유료화를 적극 검토하면서 AI가 포함된 디바이스와 서비스의 구독 모델이 시장에서 점점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역시나, 세상에는 공짜란 없는 듯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모든 국민이 AI 기술의 혜택을 경제적 부담 없이 공평하게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유료 구독 모델이 확산되면 경제적 여건에 따라 AI 기술의 접근성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한국형 공공 AI 서비스를 구축하여 유료 구독 없이도 누구나 AI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 한국형 공공 AI 서비스는 정부가 주도하여 교육, 건강, 공공 안전 등 필수적인 분야에서 무료로 제공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국민 모두가 AI 시대의 혜택을 고루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공공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해 더욱 스마트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민간 AI 서비스에 의존하지 않고도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결국 AI 기술이 사회 전반에 걸쳐 더 큰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공공 차원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한국형 공공 AI 서비스 구축을 통해 모든 국민이 디지털 시대의 혜택을 고르게 누릴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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