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속으로] “붓질 좀 더 자유롭게…변화에 대한 갈증 여전”

입력 2024-08-20 14:14:15 수정 2024-08-22 19:53:08

차규선 개인전 '플로럴 랜드스케이프'
9월 30일까지 경북 청도 이서갤러리

차규선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청도 이서갤러리 전시장 전경. 이연정 기자
차규선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청도 이서갤러리 전시장 전경. 이연정 기자
차규선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청도 이서갤러리 전시장 전경. 이연정 기자
차규선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청도 이서갤러리 전시장 전경. 이연정 기자

대구의 대표 중견작가로 꼽히는 서양화가 차규선(56). 그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자유로움'이 아닐까.

그는 대학 시절 잘 그리던 풍경화를 놓고, 2000년대 들어 '분청회화'로 방향을 바꿨다. 분청사기를 만들듯 분청토에 안료를 섞어 표현한, 자신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주목을 받았고, 2009년 포스코미술관 개인전 등을 거치며 분청회화의 절정기를 맞기도 했다.

그로부터 15년, 작가는 '잘 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변화를 시도해왔다. 새로운 것에 대한 목마름, 즉 끊임 없는 열정은 여전히 그의 안에 타오르고 있다.

"세상에 그릴 것이 너무 많습니다. 인물도 그려보고 싶고, 하고 싶은 것들이 쌓여있죠. 지금의 작품 역시 지나가는 과정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

그러한 변화의 과정 속에 있는,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장엄함과 감동을 안겨준다. 넓이 500㎡, 높이 5m 가량의 대형 전시장을 채운 150호 이상의 대작들이 분위기를 압도한다. 어두운 전시장 안에 오롯이 빛나는 작품들에만 시선이 머물게 한 연출이 눈에 띈다.

그는 "작품이 완성도와 밀도를 갖추고 있다는 전제 하에, 거대한 크기의 작품은 감동을 배가시킨다. 이번 전시에서 차별성을 둔 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차규선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웃어보이고 있다. 이연정 기자
차규선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웃어보이고 있다. 이연정 기자

또한 그의 작품은 기존 작품보다 좀 더 화려하고, 생략된 요소가 많아졌다. 매화를 그렸지만, 매화에 국한되지 않는 그림이다. 하나의 꽃, 풍경을 세세하게 묘사하기보다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환희를 느끼도록 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그는 "예전보다 자유롭게 붓질을 하게 된다. 이전 작품과 비슷해보이지만, 꽃도 점점 진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형태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을 추구한다"고 했다.

이어 "그림과 글, 건축, 조각 등 내 그림에 바탕이 될 수 있는, 도움이 될 것 같은 것은 모두 탐닉하고 연구하며 내 것으로 흡수하려 한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원래부터 하나에 천착하는 작가는 아닌 것 같다. 앞으로도 한 가지에 국한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변화를 모색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작품은 경북 청도군 갤러리 이서에서 9월 30일까지 볼 수 있다. 054-373-5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