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혁신도시 10년] 공기관 시너지+사통팔달 교통망…김천이 ‘이민청’ 설립 최적

입력 2024-08-22 06:30:00

市 'TF 구성' 유치 적극 행보
법률구조공단·법무보호복지공단과 연계 행정 서비스 강점
KTX역 위치 이동 편의성 높아…경제 효과 3조5천억 전망

경북 김천에 조성된 경북혁신도시. 김천시는 편리한 교통만, 법무부 산하 기관과의 연계성을 내세우며 이민관리청 유치에 나섰다. 김천시 제공
경북 김천에 조성된 경북혁신도시. 김천시는 편리한 교통만, 법무부 산하 기관과의 연계성을 내세우며 이민관리청 유치에 나섰다. 김천시 제공

경북 김천시가 '출입국 이민관리청'(이하 이민청)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는 김천혁신도시가 새로운 경제적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지역발전과 함께 국가적인 이민정책 추진에도 기여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지방 경제 활성화를 위해 김천혁신도시에 공공기관 12곳을 이전시킨 지 10년이 지났지만, 그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천시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출입국 이민청을 유치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고자 한다. 특히 지방 소멸, 인구 감소 등을 막기 위해 외국인 유입을 통한 경제 활성화 전략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천혁신도시의 강점

김천은 대한민국의 중심지에 위치해 접근성이 매우 우수하며, 특히 혁신도시에 KTX 김천(구미)역이 위치해 있어 사통팔달 교통망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교통 편의성은 중앙정부와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고, 외국인들의 편리한 이동을 지원하는 등 김천시가 이민관리청 유치에 있어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또 김천혁신도시에는 대한법률구조공단과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같은 법무부 산하의 공공기관들이 이미 위치해 있다. 이 기관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이민관리청이 김천에 유치될 경우, 법무행정서비스 및 관련 업종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007~2016년까지 8천676억 원을 투입해 조성한 김천혁신도시에는 이미 다양한 인프라가 조성돼 있다. 이를 활용해 외국인 관련 서비스 및 행정기관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다.

이밖에 김천혁신도시에는 이민청이 들어설 부지가 풍부하며, 청사를 짓는 동안 임대청사 역할을 할 건물도 많이 있다. 도내 최초로 이민청유치TF팀도 구성했다.

김천시 이민청유치TF팀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국내 법에 취약하기 때문에 상담 등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한다. 김천혁신도시에서는 기존 법무부 산하 공공기관과 연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열린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열린 '국적증서 수여식'에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귀화 국민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매일신문DB

◆ 이민청 유치 효과는

이민청 유치의 효과는 여러 방면에서 지역 경제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도의 '이민청 유치 전략 수립 연구용역'에 따르면 이민청이 들어설 경우 약 450명의 본청 직원이 근무하게 되고, 이로 인한 지역 경제 효과는 약 3조 5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민청의 설치는 법무행정서비스업, 통번역서비스업, 숙박 및 이벤트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3천여 명의 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민청이 유치된 지역으로 이민자들이 유입되면서 지방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의 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이민청 설치된 지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질 수 있고, 외국인 투자와 교류를 촉진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밖에 이민관리청 설치로 인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그에 따른 세수 증대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 강화될 수 있다.

◆ 앞으로의 과제는

김천시는 경북도 내에서 가장 먼저 출입국 이민관리청 유치를 위한 TF팀을 구성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천시가 선제적이고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김천시는 중앙정부와의 협력 및 김천의 유리한 조건을 충분히 부각시켜야 한다. 다른 지자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김천시의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경북도와 김천시의 강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대시민 홍보와 여론 형성도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지역민들의 지지와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 범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이민관리청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유치 운동을 전개할 필요도 있다.

외국인이 많은 경기도 등 타 지자체와의 경쟁도 넘어야 할 산이다. 현재 경기도에는 국내 최다인 33%에 이르는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 현상이 가중된다는 점에서 유치 명분에 약점이 있다.

강주오 대한변협 이민출입국변호사회 이사(법무법인 로하스 대표변호사)는 "김천은 편리한 교통망 등 경쟁력이 충분하고, 지방 소멸 방지라는 명분도 갖추고 있다"며 "외국인 친화적인 정책과 외국인 공동체 활성화 등을 통해 경쟁 도시와의 차별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충섭 김천시장은 "외국인 광역비자를 첫 제안한 경북도의 이민정책 역량과 김천시가 가진 강점을 바탕으로 이민청 유치를 통해 지역 소멸 위기에 대처하고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을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