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특별시'. 대구와 경북의 광역 행정통합이 산으로 가고 있다. '특별법'을 둘러싼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매일신문이 지난 14일 4개 면에 걸쳐 보도한 '대구경북특별시 특별법'을 둘러싸고 경북도가 반발하는 모양새다. 행정통합 법률안에 대해서는 경북도와 대구시가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라는 것. 주요 특례 등 일부 법안 내용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합의에 도달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경북도는 '대구시의 일방적 입장을 담은 법률안'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위치나 관할구역에 대해서는 "대구시의 단독안일 뿐"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한마디로,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안은 미완성 단계,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경북도는 별도의 자료를 통해 완전한 자치권 확보, 재정 자율성 보장과 강화, 현 청사 유지, 시·군 권한 강화 등 기본 방향을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시·도청, 전문가, 지역민 대표 등이 참여하는 '공동 추진단' 구성·운영을 제안했다.
처음부터 아래로부터 시작되는 통합이어야 했다. 양 광역단체장의 통합에 대한 의기투합과 선언 이후 곧바로 '공동 추진단'을 구성했어야 했다.
박성만 경북도의회 의장이 줄곧 주장하는 광역단체장들의 크로스 설명회도 설득력이 있다.
홍준표 시장은 경북 북부 지역 단체장과 기초의원, 주민들에게 설명·설득하고, 이철우 지사는 대구 구청을 찾아 보듬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청사 문제는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대구시 법률안에는 대구와 안동, 포항 3곳에 통합 청사를 둔다고 했다. 대구청사는 기존 대구시와 12개, 안동 7개, 포항 4개 등 각 청사마다 관할 시·군을 맡긴다는 내용이다.
이와 달리 경북도는 대구와 안동 등 두 곳에 청사를 두고, 청사의 관할구역을 두는 것에 대해서는 본래 행정통합의 취지와 맞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청사 위치와 관할구역 등은 시·군과 도민의 공감대가 없으면 동의나 합의가 어렵다. 해당 시·군의 입장 확인과 의견 수렴 없이 청사 위치와 관할구역을 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당장 북부 지역이 반발할 게 분명하다. 광역 행정구역의 재편은 대구경북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방 소멸과 수도권 일극 현실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국가 프로젝트로 광역 행정구역 문제를 다뤄야 할 때다.
경북도는 '지방시대' '저출생과의 전쟁' 등 많은 국가적 어젠다를 주도해 왔다. 마치 경북도가 시작하면 정부가 국가사업으로 정착시키는 듯하다.
이는 모든 정책의 핵심에 도민과 지역이 먼저이기에 성공, 정착할 수 있었다.
광역 행정구역 통합 문제도 그래야 한다. 대구와 경북도가 먼저 걷기 시작하면서, 타 지역이 광역 단위 연대, 통합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니 시·도민과 이해관계가 첨예한 지역을 보듬을 수 있는 통합의 길을 걸어야 한다.
시·도민과 시·군 자치권 강화라는 행정통합 기본을 잘 지키기만 해도 행정통합은 성공할 수 있다.
중요한 절차인 '특별법안'에 대한 대구·경북의 협의와 함께 시·도민들이 '나의 일'로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시·도민들의 공감대 형성에 본격 나서야 한다.
2020년 한 차례의 통합 논의에서 공감대가 중요한 동력임을 알았다. '공동 추진단' 구성·운영,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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